← 건강 인사이트
통증 · 질병

통증은 믿을 만한 알람이 아니다

병의 정의에 왜 「아프다」가 없는지, 그리고 아프지 않은 병이 왜 흔한지.

이승훈 서울대 신경과 교수언더스탠딩 3부작 · 질병이란 무엇인가2025-10-07출처 1편

의학이 말하는 병은 아픈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다. 손상됐는데 못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통증이라는 알람은 피부와 소화관 벽에서만 제대로 울리기 때문이다.

핵심 포인트

  • 정의에 「아프다」가 없다. 정상 기능이나 구조가 손상돼 건강이 제한되는 상태가 병이다. 20년 동안 혈압이 160인 줄 몰랐던 환자가 그 예다. 내 몸은 내가 안다는 말이 가장 위험하다.
  • 정상이라는 것도 그어 놓은 선이다. 평균 언저리 95%를 정상이라 부르는 통계적 개념이라, 어디서부터 병으로 볼지는 사람이 정한 경계다.
  • 알람이 정확한 곳은 바깥과 맞닿은 데뿐이다. 피부와 소화관 벽에서는 세게 울리는데 간 같은 내부 장기는 암이 꽤 커져도 조용하다. 뇌는 온몸의 감각을 총괄하면서 자기 통증은 못 느낀다. 두통은 뇌가 아닌 뇌막과 혈관에서 온다.
  • 알람 자체가 고장 나기도 한다. 신경병성 통증이 그렇고, 팔이 잘린 사람이 없는 손가락을 아파하는 환상통도 같은 원리다. 손가락을 느끼던 신경 말단이 잘린 단면에 살아남아 계속 신호를 보낸다.
  • 구조가 망가진 병과 기능만 떨어진 병은 다르게 부른다. 앞이 disease, 뒤가 disorder다. 정신과 질환 대부분이 뒤쪽이라 영상으로는 손상이 보이지 않는다.
  • 뇌경색 안에도 둘이 함께 있다. 혈류가 끊겨 죽은 중심부는 되돌릴 수 없고, 혈류가 모자라 기능만 멈춘 반음영 부위는 되살릴 수 있다. 응급 재개통 치료가 노리는 것이 이 구간이다.
  • 병이 생기는 길을 그는 축구로 나눈다. 공격진에 밀려 먹은 골이 감염·외상·독성·혈관성이고, 방어가 스스로 무너진 역습골이 노화성과 퇴행성이며, 자책골이 선천성과 결함성이다. 자가면역질환이 자책골 쪽이다.
  • 2차성 질환은 따로 둔다. 위험 요인이 수십 년 쌓여 생기는 병으로 뇌졸중과 심근경색이 여기 든다. 30~40대부터 관리하면 애초에 안 생기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강조점이다.
  • 자가면역질환은 닮은 구조 때문에 생긴다. 감기 바이러스를 잡으려 만든 항체가 하필 내 몸의 단백질과 닮으면 평생 자기 몸을 공격한다. 혈관벽이 자주 표적이 된다.
  • 건강수명은 원래 40대에서 끝났다. 19세기까지 조선과 유럽의 평균수명이 그 언저리였다. 80까지 사는 지금은 이미 이긴 판이니 병을 평생 데리고 갈 친구로 여기자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본인도 진단받은 병이 20개가 넘는다고 말한다.

주요 숫자

피부 · 소화관
통증 알람이 제대로 울리는 곳
반음영 부위
뇌경색에서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구간
2차성
수십 년 쌓여 생기지만 관리하면 막히는 갈래
40대
원래 인류의 건강수명이 끝나던 나이

"이 정의에는 아프다는 말이 없다."

반론 · 충돌

  • 개인 분류여섯 갈래 분류는 학계 표준이 아니다. 진료 경험으로 정리한 틀이라고 본인이 밝혔다.
  • 추정기존 연구는 변비를 대장암 위험 요인으로 보지 않는데, 그 결론을 반박한 것은 그의 추정이다. 임상 설계가 어렵고 말하기 부담스러운 결론이라 그럴 수 있다고 본 것이지 검증한 내용은 아니다.
3부작 모음집의 1부에서 추렸다. 병을 여섯 갈래로 나누는 틀은 그가 진료 경험으로 정리한 개인 분류이고 학계 표준 용어가 아니다.

같은 영상에서 나온 카드

언더스탠딩 3부작 (질병·소화·신약) · 2025-10-07 · 2장

  1. 통증은 믿을 만한 알람이 아니다지금 이 카드
  2. 먹는 약은 900달톤을 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