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MSC가 장금상선그룹의 유조선 계열사 장금마리타임 지분 50%를 인수한다. 필자는 뚜렷한 비즈니스 시너지가 안 보인다며, 정태순 회장의 상속 준비를 위한 포석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핵심 포인트
- 세계 1위 해운사가 한국 유조선 회사 지분 절반을 인수한다. 그리스·키프로스 규제 당국에 기업결합이 공시됐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승인 절차가 남아 클로징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문턱이 있다.
- 장금상선은 자산 19조원, 재계 32위의 종합해운그룹이다. 1989년 한·중 합작으로 출발해 정태순 회장이 직접 일궈냈고, 계열사 장금마리타임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약 130척을 운영하며 그림자 선단을 제외한 글로벌 VLCC 시장 점유율이 25%에 달한다. 이 회사를 정태순 회장의 아들 정가현 부회장이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 비즈니스 시너지는 필자의 눈에 뚜렷하지 않다. 장금마리타임은 2020년 자산 8,822억원에서 2024년 말 3조3,794억원으로 4배 성장했고 올해 VLCC 30척 이상을 추가 매입하면서 자산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미 잘 굴러가는 회사다. MSC는 공산품 컨테이너 선사라 원유 화주 네트워크가 없어, 장금마리타임이 쌓아온 산유국·정유사 관계망에 MSC가 더해줄 게 뚜렷하지 않다.
- 필자는 상속 준비 포석 가설을 제기한다. 정태순 회장은 올해 78세이며,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시노코(홍콩법인) 지분을 정가현 부회장이 상속받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발생하는데, 지분 50% 매각으로 확보한 수조원의 현금이 그 재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MSC 입장에서는 시간을 사는 딜이라고 필자는 본다. 신조 발주 시 조선소 대기만 3~4년이 걸려 직접 선대를 구축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막대한데, 50% 지분으로 경영권은 없지만 세계 최대 VLCC 선대 수익의 절반을 확보하고 향후 추가 지분 취득 옵션까지 노릴 수 있다.
- 딜의 진짜 평가 기준은 공시에 없는 주주간계약(SHA)이라고 필자는 본다. 지분은 50:50이지만 CEO 임명권, 주요 의사결정 동의권, 지분 매매 조건 등은 모두 비공개 SHA에 담기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목적이라면 정가현 부회장은 CEO 파견권, MSC의 추가 지분 취득 상한, 우선매수권 등을 반드시 SHA에 넣었어야 한다.
- 협상력은 정가현 부회장 쪽이 강했을 것이라고 필자는 추정한다. 팔 사람이 조건을 걸고 MSC는 어떻게든 들어오고 싶은 상황이었으니, SHA가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설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주요 숫자
3조 3,794억원
2024년 말 장금마리타임 자산
“정태순 회장은 올해 78세입니다.” “계약서가 공개되지 않는 한, 이 딜의 진짜 의도는 알 수 없습니다.”
반론 · 충돌
- 필자 스스로"이미 언론에서도 비슷한 분석들이 있지만, 여기서부터는 제 추측입니다"라며 상속 포석 가설이 자신의 추정임을 스스로 밝힌다.
2026년 3월 기업결합 공시 시점의 판단이며, 한국 승인 절차와 클로징 전이라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 투자 추천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