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가 기업회생 6개월 만에 매각 주관사를 선임했다. 필자는 왓챠의 실패를 경영 실패가 아니라 넷플릭스가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라는 산업 구조와 2021년에 유치한 전환사채(CB)라는 재무 설계가 겹친 결과로 본다.
핵심 포인트
- 왓챠는 처음부터 규모가 안 되는 싸움을 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3억 명 구독자에게 콘텐츠 비용을 나눠 낼 수 있고 디즈니는 마블·픽사·스타워즈라는 대체불가 자체 IP를 갖고 있는데, 왓챠는 수십만 명의 국내 구독자에게 같은 콘텐츠 비용을 부담시켜야 했다.
- 영업손실이 221억에서 20억대로 줄었지만 이것은 사업이 좋아진 게 아니라 사업을 축소한 결과다. 직원을 260명에서 80명으로 줄이고 마케팅 비용을 93% 삭감하고 콘텐츠 비용을 271억에서 144억으로 절반 줄이는 사이, 매출도 734억에서 438억으로 300억이 빠졌다.
- 콘텐츠 투자를 줄이면 구독자가 떠나고 매출이 줄어드는 순환이 반복된다. 왓챠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는 한때 수백만에서 39만 명대로 떨어졌다.
- 티빙과 웨이브도 구조는 같지만 대기업 모기업이 버텨 준다. 티빙은 CJ ENM, 웨이브는 SK스퀘어와 지상파 3사가 뒤에 있고, 왓챠는 이 지원군이 없는 독립 스타트업이었다. 티빙과 웨이브의 누적 결손도 이미 1조 원을 넘었다.
- 티빙의 최근 흑자 전환도 콘텐츠 경쟁력이 아니라 프로야구 중계권 덕분이다. 필자는 이를 스포츠 중계라는 단기 처방으로 보며,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추진도 단독으로는 넷플릭스와 싸울 규모가 안 된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 OTT 사업 자체를 살리는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티빙이 CJ ENM의 전폭적 지원과 자체 IP를 등에 업고도 1조 원 넘는 적자를 낸다는 사실이 어떤 대기업이 인수해도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라는 근거다.
- 시장의 관심은 OTT가 아니라 왓챠피디아에 쏠려 있다. 왓챠피디아는 7억 5천만 건 이상의 영화·드라마 리뷰 데이터와 MAU 300~400만 명을 보유한 취향 데이터셋으로, 필자는 이런 데이터를 돈으로 새로 만들 수 없다고 본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왓챠피디아만 영업양수도로 분리 매각하는 것이다.
- 2021년 고평가 시절 유치한 490억 전환사채(CB)가 결정타였다. 필자는 왓챠가 사업은 살아나고 있었는데 재무 폭탄이 먼저 터졌다고 본다.
주요 숫자
3,300억원
넷플릭스 대항마 시절 왓챠 기업가치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산업에서 규모를 갖추지 못한 플레이어가 맞이하는 구조적 필연입니다.” “어떤 사업이든 좋은 제품만큼, 자본 구조 설계가 생존을 결정한다는 것.”
반론 · 충돌
- 이 글이 답하지 않은 것왓챠피디아를 누가 얼마에 인수할지, OTT 본체와 왓챠피디아를 실제로 분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채권단이나 인수 후보의 입장은 이 글에 없다.
2026년 2월 27일, 왓챠가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임한 직후 쓴 글이다. 딜 자문가로서 필자의 판단이 다수 섞여 있으며 투자 추천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