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원전 확대 행정명령 뒤 SMR 관련주가 크게 올랐다. 진행자는 그 종목을 따라가는 대신 10년쯤 묶어 둘 회사를 찾겠다며 밸류체인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글은 그 거슬러 올라가기가 어떤 규칙을 쓰는지, 그 규칙이 이 산업에서 왜 세게 걸리는지를 읽는다.
지난 테마에서 본 순서를 원전에 댄다
진행자가 쓰는 틀은 지난 테마에서 가져온 것이다. 전기차에서는 테슬라·루시드·리비안 같은 완성차가 먼저 뜨고, 다음이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같은 배터리 제조사였고, 그 랠리가 끝난 뒤에 리튬을 가진 일본계 종합상사가 주목받았다.
같은 순서를 원전에 대면 이렇게 된다. 뉴스케일파워·오클로 같은 SMR 제조사가 먼저 뜨고, 다음이 우라늄을 농축해 연료를 만드는 회사이며, 마지막이 카메코 같은 광산 보유 회사다.
이 유추가 왜 맞는지는 순서 자체가 아니라 그 순서를 만드는 이유에서 나온다. 새 기술이 뜨면 사람들은 그 기술을 만든 회사를 먼저 산다. 그다음에 그 기술이 실제로 굴러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세기 시작하고, 그때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로 눈이 옮겨 간다. 완성차가 늘어나면 배터리가 모자라고, 배터리가 늘어나면 리튬이 모자란다.
다만 이 유추에는 검증할 것이 하나 있다. 전기차에서 리튬을 가진 회사가 돈을 번 것은 배터리가 실제로 대량으로 팔렸기 때문이다. 순서가 뒤로 갈수록 값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앞이 실현돼야 뒤가 온다. SMR이 실제로 지어지지 않으면 연료 수요도 안 생긴다. 이 편의 판단은 SMR이 온다는 전제를 그대로 물려받는다.
앞으로 갈수록 회사 수가 줄어든다는 점도 같다. 완성차는 여럿이 만들 수 있고 배터리는 몇 곳이 만들고 리튬 광산은 있는 데만 있다. 진행자가 SMR 테마주는 급등락이 심해 고생스럽다며 뒤쪽으로 간 이유가 여기 있다. 뒤로 갈수록 대체할 회사가 없어 값이 덜 흔들린다.
진행자가 그린 밸류체인은 발전소에서 시작한다. 한쪽에는 짓는 회사가 있다. 대형 원전 업체와 뉴스케일파워·오클로·테라파워 같은 SMR 신생사다. 맞은편에는 그 건설을 의뢰하는 회사가 있다. 비스트라 에너지·컨스텔레이션 에너지 같은 발전 사업자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다.
이 두 축을 나란히 놓으면 이 테마의 수요가 어디서 오는지가 드러난다. 원전이 다시 지어지는 이유가 전력 정책만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돌릴 전기가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SMR 신생사가 늘어나는 만큼 발주하는 발전 사업자와 하이퍼스케일러도 늘어나 있다.
두 축을 세는 방식이 이 채널의 버릇이기도 하다. 산업을 볼 때 만드는 회사만 세면 그 물건이 팔릴지를 못 보고, 사는 회사까지 같이 세야 수요가 진짜인지가 드러난다. 하이퍼스케일러가 발전소를 직접 의뢰한다는 것은 전기를 사겠다는 약속이 계약으로 이미 서 있다는 뜻이라, 이 테마를 정책 기대만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
그런데 이 두 축 어디에도 연료가 없다. 발전소를 다 지어도 넣을 것이 없으면 돌지 않는다. 진행자가 밸류체인을 발전소에서 그리기 시작해 놓고 곧장 우라늄으로 내려가는 이유가 그것이다.
우라늄은 각국 정부가 강하게 통제한다. 농축을 다룰 수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다섯에서 여섯뿐이고, 한국은 국제적으로 우라늄 농축이 금지돼 연료봉을 해외에서 들여온다.
보통 규제는 사업에 나쁜 조건이다. 여기서는 반대로 걸린다. 기술이 어려워 못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허락이 없어 못 들어오는 자리라서, 수요가 아무리 늘어도 공급자가 늘지 않는다. 돈이 몰려도 새 회사가 안 생기는 구조다.
한국이 이 자리에서 어디 있는지도 같이 짚어 둘 만하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제 합의로 농축이 금지돼 연료봉을 들여온다. 원전을 잘 짓는 나라와 연료를 대는 나라가 갈라져 있다는 뜻이고, 국내 원전주를 볼 때 밸류체인의 어느 칸에 서 있는 회사인지를 먼저 물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진행자가 정리한 핵심이 이렇게 선다. SMR 기술을 가진 벤처사와 그것을 사겠다는 수요처는 계속 느는데, 우라늄을 캐고 연료봉을 만들 수 있는 나라와 기업은 한정돼 있다. 느는 것과 안 느는 것이 한 줄에 있으면 값은 안 느는 자리에 고인다.
한 단계 더 진하면 공급자가 둘로 준다
연료를 한 낱말로 두면 이 자리가 안 보인다. 기존 대형 원전에 쓰는 것은 LEU(저농축우라늄)다. 이 시장은 러시아의 테넥스와 유럽의 유렌코가 거의 장악하고 있고, 센트러스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양의 극히 일부만 댄다.
SMR에 쓰는 것은 HALEU(고순도 저농축우라늄)다. 그리고 이것은 전 세계에서 러시아와 센트러스 에너지만 만들 수 있다. 미국 안에서 지금 SMR을 돌리는 데 필요한 HALEU를 대는 곳은 센트러스 한 곳뿐이다.
같은 회사가 두 시장에서 전혀 다른 위치에 선다. LEU에서는 수입해서 유통하는 작은 참가자이고, HALEU에서는 미국 안의 유일한 공급자다. 연료라고 뭉뚱그리면 앞의 것만 보이고, 갈라 놓아야 뒤의 것이 보인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농축도다. 얼마나 진하게 농축했느냐가 어느 원자로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정하고, 그 진하기가 높을수록 다룰 수 있는 나라가 줄어든다. 같은 광석에서 나온 같은 물질인데 공정을 한 단계 더 거쳤다는 이유로 공급자 수가 열 몇에서 둘로 떨어진다. 이 산업에서 값이 어디에 붙는지를 한 문장으로 말하면 그것이다.
진행자가 카메코와 센트러스를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으면서도 둘을 다르게 본 것도 이 갈래에서 나온다. 카메코는 캐나다 회사라 미국 한정으로 보면 센트러스가 사실상 반독점이라는 것이다.
센트러스의 전신은 1992년에 USC라는 이름으로 선 민간 우라늄 농축 회사다. 1998년에 민영화됐고,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뒤 전 세계가 원전을 줄이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밸류체인 회사들이 어려워졌고 그 여파로 2013년에 파산했다. 파산 1년 뒤인 2014년에 센트러스 에너지로 이름을 바꿔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2019년부터 미국 정부와 HALEU 개발을 시작해 테라파워·X에너지·오클로 같은 SMR 제작사와 연료 공급 계약을 계속 맺었고, 2020년에 순이익 흑자로 돌아섰다.
2019년이라는 시점도 봐 둘 만하다. SMR이 뜨기 한참 전이고, 정부가 먼저 개발을 시작한 뒤에 사겠다는 회사들이 붙었다. 민간 수요를 보고 지은 설비가 아니라 정부 사업으로 버틴 설비이고, 그 설비가 지금 민간 계약을 받는다. 테라파워·X에너지·오클로가 줄줄이 계약을 맺은 것도 대안이 없어서다.
한 회사가 망할 뻔한 이유와 지금 유일한 공급자가 된 이유가 같다. 이 사업은 수요가 정책으로 정해지고 공급자가 허가로 정해진다. 정책이 돌아서면 남은 회사가 없어 통째로 무너지고, 정책이 다시 돌아서면 남아 있던 회사가 전부를 갖는다. 앞의 국면에서 살아남은 것이 지금의 자리다.
빠진 것이 셋이다. ① 값이 없다. 2025년 5월에 전고점인 약 125달러를 넘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주가 이야기만 있고 이익 대비 얼마인지, 계약이 얼마짜리인지는 안 나온다. ② HALEU 생산량이 없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고만 하는데, 그 조금이 SMR 몇 기를 돌릴 양인지가 이 판단의 크기를 정한다. ③ 러시아가 빠져 있다. HALEU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러시아와 미국뿐이라는데, 제재가 풀리거나 다른 길이 열리면 유일함이 흔들린다.
넷째로, 이 편은 SMR 제조사를 피하라고 하면서 그 제조사들이 성공할지는 따지지 않는다. 연료를 대는 자리는 어느 설계가 이기든 일감을 받으니 개별 승패를 안 맞혀도 된다는 것이 이 선택의 강점인데, 뒤집으면 SMR 전체가 늦어질 때 피할 곳도 없다는 뜻이다. 개별 위험을 산업 위험으로 바꾼 셈이고, 그 바꿈이 이득인지는 산업이 오느냐에 달려 있다.
무엇이 나오면 이 판단이 바뀌는지도 셋이다. ① 다른 나라가 농축 허가를 받으면 3절이 무너진다.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허가라, 허가는 정책으로 바뀐다. ② SMR이 늦어지면 HALEU 수요도 늦어진다. 센트러스의 자리는 SMR이 실제로 돌아가는 시점에 걸려 있고, 그 시점은 이 편에 안 나온다. ③ 정책이 다시 돌아서면 2013년이 반복된다. 진행자 자신이 변동성이 커 전량은 안 담았다고 밝힌 것도 그 기억과 무관하지 않다.
앞 편의 센트러스 하나로 끝내지 않고 진행자가 원전 밸류체인 전체를 편다. 채굴에서 폐기까지 칸을 그려 놓고 칸마다 회사를 세는데, 이 세기가 이 편의 방법이자 결론이다. 이 글은 그 세기가 어디서 걸리고 무엇을 남기는지를 읽는다.
칸마다 세면 남는 이름이 열도 안 된다
진행자가 먼저 짚는 것은 이 산업의 밸류체인이 다른 산업과 시작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보통은 설계에서 출발하는데 여기서는 우라늄 채굴에서 시작해 변환, 농축, 발전, 폐기로 이어진다.
시작점이 다르면 값이 고이는 자리도 다르다. 설계에서 시작하는 산업은 설계를 잘한 회사가 가져가지만, 원료에서 시작하는 산업은 광산을 쥔 회사가 먼저 가져간다. 그리고 이 원료는 땅에 있는 것이라 늘릴 수가 없다.
병목은 캐는 데가 아니라 그다음이다. 우라늄이 많이 묻혀 있어도 그것을 변환하고 농축할 권한을 가진 나라가 많지 않아, 한국과 일본처럼 기술력이 있는 나라도 발전 기자재와 발전소 건설에 집중한다. 잘하는 일을 고른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로 간 것이다.
사업이 나빠서 빠지는 것이 아니다
우라늄이 주로 나오는 나라는 호주·캐나다·카자흐스탄이고, 세계 최대 채굴·유통업체는 카자흐스탄의 카자톰프롬으로 전 세계 우라늄의 약 43%를 담당한다.
그런데 세 회사가 차례로 빠진다. ① 카자톰프롬은 비상장이라 못 산다. ② 프랑스 오라노는 니제르산 우라늄으로 유럽 수요의 25%를 대는데 니제르 군사정부가 광산을 국유화하며 소송이 붙었다. ③ 남는 것이 캐나다 카메코와 미국 에너지 퓨얼스뿐이다.
빠지는 이유가 사업이 나빠서가 아니라는 점이 이 절의 핵심이다. 1위는 상장이 안 돼 있고, 2위급은 자원을 가진 나라의 정치에 걸렸다. 자원 산업에서 값을 못 받는 흔한 이유 둘이 한 칸에서 같이 나온다.
카메코는 카자톰프롬과 제휴해 카자흐스탄산 우라늄을 캐고 유통하며, 원전 설계사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49%도 갖고 있다. 캐는 회사가 설계사 지분을 든 것이라, 밸류체인의 맨 앞에 선 회사가 뒤 칸에도 발을 걸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칸에서는 회사가 아니라 나라를 센다. 러시아 로사톰, 영국 유렌코, 프랑스 오라노, 미국 센트러스 에너지, 중국 CNNC가 세계 시장을 과점한다.
다섯 이름이 다섯 나라라는 것이 이 산업의 성격이다. 앞 편에서 본 대로 농축은 허가로 막힌 자리라 회사가 늘어날 수 없고, 그래서 시장 점유가 기업 경쟁이 아니라 국가 배분에 가깝다. 미국 시장에서는 센트러스 말고 대안이 없고, 한국전력도 센트러스와 10년짜리 연료봉 공급 계약을 맺었다.
10년이라는 기간이 이 자리의 성격을 말해 준다. 공급자를 바꿀 수 없으니 오래 묶는다. 사는 발전 사업자에게는 안전장치이고 파는 센트러스에게는 예측 가능한 매출이다. 진행자가 이 회사를 130달러대에서 사서 위에서 일부 팔고 밀리면 다시 늘리겠다고 한 것도, 자리가 안 바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값의 오르내림만 이용하는 방식이다.
농축우라늄은 진하기로 셋으로 갈린다. LEU가 3~5%로 기존 대형 원전용, HALEU가 5~20%로 SMR용, 그 위가 무기급으로 60% 이상은 핵탄두, 90% 이상은 핵잠수함 연료다. SMR이 잠수함·항공모함의 동력으로 쓰던 원자로를 상업용으로 떼어내 쓰기 시작한 것이라는 대목도 여기서 나온다.
폐기물은 저준위·중준위·고준위로 갈린다. 저준위는 병원·의료시설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다루는 업체가 승인을 받아 같이 취급하고, 고준위인 폐연료봉은 부지를 넓게 잡아야 해 원전 건설사들이 맡는다.
여기서도 세기가 같은 방식으로 걸린다. 미국에서는 벡텔·플루어 같은 대형 건설사와 홀텍 인터내셔널이 이 자리를 맡는데, 벡텔은 비상장이고 홀텍도 아직 비상장이다. 홀텍은 내년 중반 상장을 준비 중이어서 상장하면 사겠다고 진행자가 말해 둔다.
살 수 있는 이름으로 남는 것은 플루어와 퍼마픽스 인바이런멘탈 정도다. 플루어는 뉴스케일파워 지분을 갖고 있어 관심이 간다고 하면서도 60달러 부근을 넘는지 보고 들어가는 게 좋다고 덧붙인다.
후쿠시마 이야기가 이 칸의 성격을 보여 준다. 2011년 사고 때 열이 안 떨어지자 플루어가 지하에 얼음 빙벽을 세워 냉각시켰고, 폐연료봉을 꺼내 처리한 큐리온은 당시 미국 회사였지만 지금은 프랑스 베올리아의 자회사가 돼 살 수 없다. 사고가 나면 부르는 회사가 정해져 있는데 그 회사가 상장돼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발전 칸은 다시 다섯으로 갈린다. 설계, 기기 제조, 시공, 운영, 해체다.
설계는 GE·웨스팅하우스·히타치가 기존 원전을 해 왔고, SMR 쪽에서는 뉴스케일파워·오클로가 상장돼 있지만 X에너지·테라파워·카이로스파워는 아직 비상장이며 BWX는 군사용 SMR을 겨냥한다.
기기 제조에는 두산에너빌리티·현대중공업·효성중공업 같은 한국 업체와 미쓰비시·히타치, GE·아레바·엔사·중국 업체가 선다. 원전이 빠르게 늘어나는 산업이 아니라 철저한 과점이고, 한국 업체가 잘하는 자리라고 진행자는 짚는다. 주기기는 연료를 가열해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데까지이고 나머지는 전부 보조기기다.
시공은 벡텔·플루어가 세계 최상위이고 한국의 삼성물산·DL이앤씨·현대건설도 잘하며, 현대건설은 최근 북유럽 수주 소식이 나온다. 운영은 원전을 가진 나라마다 회사가 있어 한국은 한수원·한전KPS, 러시아는 로사톰, 미국은 엑셀론이고 그 자회사가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다.
한국 업체가 두 칸에서 이름을 올리고 나머지 칸에는 없다. 3절에서 본 대로 농축이 막혀 있어 앞 칸에 못 들어가고, 대신 짓고 만드는 칸에 몰려 있다. 국내 원전주를 볼 때 이 두 칸 안에 있는지부터 보는 것이 이 편이 주는 실용적인 소득이다.
전 세계에서 215기가 영구 정지된 채 해체를 기다리고 있고 2050년까지 약 600기가 더 멈출 것으로 본다. 원전 하나를 해체하는 데 3조~4조 원이 든다.
숫자만 보면 큰 시장인데 실적을 보면 아직 아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해체된 것이 25개이고 그중 대형 상용 원전은 20개뿐이며 전부 미국에 있었다. 독일 세 번과 스위스 한 번은 소형 실증로 수준이다.
215기가 기다리는데 20개가 끝났다는 것은 시장이 크다는 뜻이 아니라 느리다는 뜻이다. 대기 물량이 곧 매출이 되려면 누가 언제 돈을 내는지가 정해져야 하는데 이 편에 그것이 없다. 다만 미국 대형 원전 20개 가운데 40%를 플루어가 맡았고, 홀텍은 해체한 부지에 SMR을 세우는 일까지 하고 있다는 대목은 이 시장이 열릴 때 부를 이름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빠진 것이 셋이다. ① 칸마다 시장 크기가 없다. 채굴과 농축과 시공 가운데 어디가 큰지가 없어, 회사 수가 적다는 것과 값이 크다는 것이 구분되지 않는다. ② 살 수 있는 회사만 남기고 끝나는데 그 회사가 그 칸에서 얼마나 버는지는 안 센다. 카메코는 채굴만 하는 회사가 아니고 플루어는 원전만 짓는 회사가 아니다. ③ 값 이야기가 두 번 나오는데 둘 다 자기 매매다. 130달러대와 60달러 부근이 무엇에 견줘 싼지는 안 나온다.
무엇이 나오면 이 판단이 바뀌는지도 셋이다. ① 비상장 회사가 상장하면 칸마다 답이 바뀐다. 홀텍이 그렇고, 이 편의 세기가 「상장돼 있느냐」로 걸러진 결과라 기준 자체가 시간에 흔들린다. ② 니제르 소송이 정리되면 오라노가 돌아온다. 정치로 빠진 회사는 정치로 돌아온다. ③ SMR이 늦어지면 앞 칸의 수요가 늦어진다. 이 편의 모든 칸이 원전이 다시 지어진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앞의 두 편이 원전 전체를 훑었다면 이 편은 SMR만 판다. 진행자는 SMR을 찬양하는 시장과 반대로 문제부터 늘어놓고, 설계 경쟁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 글은 그 회피가 무엇을 근거로 서는지를 읽는다.
투자자들은 뉴스케일파워와 오클로 둘만 SMR을 개발하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전 세계에 개발사가 80개쯤 된다. 10개국이 넘는 나라가 여기에 매달려 있고 가장 앞선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이다.
이 수 하나가 이 편의 방향을 정한다. 상장된 두 곳만 보면 승자가 둘 중 하나로 보이지만, 여든 곳이 겨루는 판이면 어느 설계가 살아남을지를 맞히는 일이 된다. 진행자가 설계 쪽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여든이라는 수가 이 산업의 지금을 말해 주기도 한다. 기술이 정해진 산업에서는 회사가 몇 곳으로 정리돼 있고, 아직 무엇이 맞는지 모르는 산업에서는 여럿이 각자 다른 답을 시험한다. 원자로를 어떻게 작게 만들지에 대한 답이 아직 안 정해졌다는 뜻이고, 그래서 이 판에서 이길 회사를 고르는 일이 어렵다.
이정표는 빠르게 찍혔다. 2020년에 SMR 설계가 처음 정부 승인을 받았고 2022년에 뉴스케일파워가 SMR 기업 최초로 상장했으며, 지난해에는 HALEU 미국 내 생산 공장이 늘고 오클로가 상장했고 아마존이 X에너지에 5억 달러를 넣었으며 구글과 카이로스파워가 세계 최초로 전력구매계약을 맺었다.
SMR은 스몰 모듈러 리액터의 약자로 작은 조립식 원자로라는 뜻이고, 보통 300MW쯤을 내며 연료봉 교체 주기가 기존 원전보다 길다. 건물도 작다. 기존 대형 원전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최소 100m인데 SMR은 25m 정도로 전체 규모가 약 10분의 1이다.
만드는 방식이 이 산업의 약속이다. 원자로·가압기·냉각제 펌프·증기발생기를 공장에서 따로 만들어 현장으로 보낸 뒤 캡슐형 통 하나에 조립해 넣는다. 짓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서 가져다 놓는 것이라 기존 원전보다 간단하다.
그런데 실제 출력에서 셈이 어긋난다. 미국에서 처음 설계 승인을 받은 뉴스케일파워의 모델은 실제 출력이 77MW다. 원래 50MW에서 올린 것인데도 그렇다. 그래서 12기를 묶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나왔다.
묶으면 문제가 따라온다. 진행자의 셈은 이렇다. 그렇게 운영하면 대형 원전 하나보다 운영비가 더 들고, 폐기물도 한 곳이 아니라 열두 곳에서 나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의 원전 24개를 전부 SMR로 바꾸면 100기 넘게 설치해야 한다는 계산도 같이 나온다.
홍보되는 장점 하나도 진행자는 의심한다. 냉각수 문제에서 자유로워 수요지 근처에 놓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데, 주거지 근처에 원자로를 짓는 데 대한 실제 주민 반대를 생각하면 현실성이 의문이라는 것이다. 기술로 가능한 것과 지어도 되는 것이 다르고, 이 산업에서 둘의 거리가 유난히 멀다.
작게 만들어 여러 개를 놓는다는 발상은 하나를 만들 때 드는 비용이 충분히 낮을 때만 성립한다. 낮지 않으면 개수만큼 비용이 붙는다.
값을 밀어 올린 것은 자재가 아니라 승인이다
값이 그것을 말해 준다. 2003년에 1kW당 SMR 건설 단가가 1,700달러였는데 지금은 9,000달러를 웃돈다. 설계 인정과 규제 승인을 다시 받을 때마다 비용이 기하급수로 는다.
늘어난 이유가 자재값이 아니라 승인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 산업에서 설계를 바꾸는 일은 도면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 규제 절차를 다시 밟는 일이다. 그래서 한 번 어긋나면 되돌리는 데 드는 값이 처음 만드는 값보다 커진다.
두 사례가 그 값을 실제로 보여 준다. 미국 첫 SMR 프로젝트였던 뉴스케일파워의 유타 프로젝트는 건설비가 처음 잡은 8조 원에서 12.3조 원까지 불어나 작년에 중단됐다. 한국·체코 원전 수주에서 겨뤘던 웨스팅하우스는 SMR 설계 변경이 반복되며 공기가 늦어지고 7조 원 가까운 손실을 내 2017년에 파산했다.
진행자의 태도는 그래서 둘로 갈린다. 시장은 온통 찬양하지만 자세히 보면 문제가 많고, 지금 투자하면 위험하지만 성공하면 주가가 수십에서 수백 배까지 오를 수도 있으니 장단점을 견줘 판단하라는 것이다.
SMR은 무엇으로 식히느냐로 셋으로 갈린다. 물 냉각은 기존 대형 원전과 같은 방식이고, 나트륨 냉각과 헬륨 같은 제3의 물질 냉각이 나머지다.
물 냉각 쪽에는 뉴스케일파워·웨스팅하우스·히타치·홀텍·BWX테크놀로지·롤스로이스·유렌코·라린이 있고, 대부분 기존 대형 원전 설계를 소형화한 회사들이다. 나트륨 냉각 쪽에는 오클로·테라파워·X에너지·토르콘·씰트포스·카이로스 같은 벤처가 몰려 있다.
여기서 진행자가 위험 하나를 짚는다. 나트륨은 공기나 수분과 닿으면 폭발 위험이 있고, 1995년 일본 몬주 고속원자로 화재 사고 뒤로 업계가 피해 온 방식이라는 것이다. 기존 회사가 물 냉각에 몰리고 벤처가 나트륨에 몰린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뜻이다.
상장된 두 회사는 버는 방식도 다르다. 뉴스케일파워는 SMR을 설계해 유틸리티 사업자에 파는 회사이고, 오클로는 직접 지어 전기를 팔겠다는 회사다. 오클로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뉴스케일파워에는 두산중공업과 대주주 플루어가 들어와 있다.
여든 대 다섯
설계사는 80개인데 그 설계대로 부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미국 BWX테크놀로지, 한국 두산중공업, 프랑스·일본 업체, 스페인 엔사 정도다. 여든 대 다섯이다.
값이 어디에 붙는지가 이 대비에서 정해진다. 설계에서는 하나가 이기고 일흔아홉이 진다. 부품에서는 어느 설계가 이기든 그 다섯 안에서 만든다. 앞 편들에서 본 것과 같은 규칙인데 이번에는 그 대비가 숫자로 또렷하다.
한 겹이 더 있다. SMR은 고온·고압이라 특수합금이 필요한데 북미에서는 카펜터 테크놀로지가 거의 독점이다. 이 회사 주가는 2020년 4월 15달러에서 지금 280달러로 약 20배 올랐다. 진행자는 이것을 밸류체인을 분석해야 진짜 목을 잡은 회사를 찾을 수 있다는 사례로 든다.
그런데 진행자는 이 회사가 앞으로도 계속 오를지는 의문이라며 그 이유로 BWX테크놀로지를 든다. 이유가 명확하다. BWX테크놀로지는 웨스팅하우스·히타치·롤스로이스·유렌코가 SMR을 설계할 때 전부 파트너십을 맺은 회사이고 히타치는 부품 제작도 여기 맡긴다. 뉴스케일파워도 처음 설계할 때 이 회사의 도움을 받았고, 북미에서는 이 회사 없이 SMR을 만들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그리고 올해 특수합금 회사를 인수해 설계·부품·합금을 다 다루는 회사가 됐다.
독점이 하나 있는데 그 위에 다시 목이 있으면 아래쪽 독점의 값이 위로 옮겨 간다. 진행자가 설계에는 관심이 없고 이 밸류체인에서는 BWX테크놀로지에 투자하겠다고 말한 근거가 그것이다.
빠진 것이 셋이다. ① 부품 다섯 곳의 몫이 없다. 다섯이라는 수만 있고 그중 BWX테크놀로지가 얼마를 가져가는지가 없어, 좁다는 것과 이 회사가 갖는다는 것 사이에 근거가 하나 비어 있다. ② 카펜터 테크놀로지가 20배 올랐다는 대목에 값을 재는 잣대가 없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판단이 20배라는 수 하나에 걸려 있다. ③ 단가 9,000달러가 어느 프로젝트 기준인지 안 밝힌다. 2003년 1,700달러와 견주는 자리라 기준이 다르면 배수가 달라진다.
무엇이 나오면 이 판단이 바뀌는지도 셋이다. ① 여든 곳이 줄어들면 설계 쪽 위험이 내려간다. 진행자가 설계를 피한 것은 후보가 너무 많아서인데, 승인과 자금으로 몇 곳만 남으면 그 판단의 전제가 사라진다. ② 두산중공업이나 엔사가 북미 물량을 받으면 5절의 좁은 문이 넓어진다. 이 편도 뉴스케일파워가 지금은 두산중공업에 부품을 맡긴다고 적어 두었다. ③ 규제 절차가 표준화되면 3절의 비용 곡선이 꺾인다. 값을 밀어 올린 것이 자재가 아니라 승인이라, 승인이 바뀌면 값도 바뀐다.
앞 편이 SMR 밸류체인에서 부품과 합금 쪽을 짚었다면 이 편은 그 자리에 선 회사 하나를 연다. 1867년 보일러 회사에서 시작한 이력을 훑는데, 그 훑기가 왜 이 회사가 지금 자리에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 글은 그 설명에서 무엇이 근거이고 무엇이 기대인지를 읽는다.
BWXT는 1867년에 조지 밥과 태판 윌콕스가 수관식 보일러 회사로 세웠고, 두 사람 이름의 앞 글자가 지금 회사명이다. 뉴욕 최초 지하철에 전력을 대는 보일러와 최초의 미분탄 석탄 발전소 설계·시공을 맡았고, 두 차례 세계대전 때는 전투함·상선용 선박 보일러를 대거 납품했다.
70년 넘게 보일러만 만들던 회사가 방향을 튼 지점이 맨해튼 프로젝트다. 2차대전 중후반 원자탄 개발에 이론으로 참여하며 원자력 회사로 거듭났고, 1950년대부터 핵항공모함·핵잠수함용 원자로를 설계·제조·납품했다.
보일러와 원자로가 먼 일이 아니라는 점이 이 전환을 가능하게 했다. 둘 다 물을 끓여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물건이고, 다른 것은 무엇으로 데우느냐다. 압력 용기를 다루던 회사가 열원만 바꿔 간 것이라, 사업이 바뀐 것이 아니라 연료가 바뀐 것이다.
이 이력이 지금 값을 갖는 이유는 원자력에서 경험이 자격에 가깝기 때문이다. 새 설계를 승인받으려면 비슷한 것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느냐를 묻고, 만들어 본 적은 돈으로 못 산다. 앞 편에서 본 대로 승인 절차가 값을 밀어 올리는 산업이라, 절차를 여러 번 통과해 본 회사와 처음 통과하는 회사의 비용이 같지 않다.
1960년대에는 상업용 원자로에도 들어가 1962년 뉴욕주 인디언포인트 원자로를 만들었고, 사고로 유명한 스리마일섬 원자로도 이 회사가 설계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계약해 그 원자로를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시장이 죽은 사십 년이 기술을 남겼다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로 미국 내 원전 여론이 나빠지며 상업 원전 시장이 죽는다. 이 회사가 그때 한 일이 이 편의 핵심이다. 핵무기 해체, 핵폐기물 관리,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우주 탐사선용 원자로, 국방용 소형 원자로 개발로 옮겨 갔다.
옮겨 간 자리들의 공통점이 있다. 전부 작은 원자로이거나 원자로를 다루는 일이다. 큰 시장이 없어 작은 일을 했는데, 그 작은 일이 지금 이름으로는 SMR이다. 사십 년을 국방과 우주에서 소형 원자로를 만들어 온 회사가 SMR이 뜬 시점에 이미 그 기술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X에너지·오클로·테라파워가 모두 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설계를 개발한다. 앞 편에서 본 대로 웨스팅하우스·히타치·롤스로이스도 마찬가지다. 새로 들어온 회사들이 기술을 사러 오는 자리가 됐다.
지금 포트폴리오 넷이 그 이력의 결과다. 미해군 원자력 제품, 원자로 정비·해체·폐기물 처리, SMR을 포함한 소형 원자로 제작, 그리고 고농축 우라늄 가공이다. 마지막은 농축도 90% 이상이 필요한 핵항공모함·핵잠수함용이다.
반대 방향에서 같은 5~20% 에 닿는다
넷째 포트폴리오에서 한 갈래가 갈라져 나온다.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해 저농축으로 만드는 다운 블렌딩이다. 이 회사가 가진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하면 SMR 연료인 HALEU가 되므로, 지금은 센트러스 에너지만 만드는 HALEU를 이 회사도 만들 수 있다고 진행자는 본다.
방향이 반대라는 점이 흥미롭다. 센트러스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 농축하고, BWXT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 희석한다. 도착점은 같은 5~20%다. 농축은 허가가 막힌 자리인데 희석은 이미 가진 것을 묽게 하는 일이라 다른 규칙 아래 있다.
앞 편의 판단이 이 대목에서 흔들린다. 앞 편은 미국 안에서 HALEU를 대는 곳이 센트러스 하나뿐이라는 데서 출발했다. 이 편은 그 하나가 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진행자 자신도 센트러스와 BWXT를 같이 들지 고민되지만 BWXT가 시간이 지나면 센트러스가 하는 일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나만 가져가도 될 것 같다고 정리한다.
진행자가 든 경쟁력은 넷이다. ① 이력이다. 맨해튼 프로젝트, 1950년대 해군 원자로, 1960년대 대형 원전, 2000년대부터 SMR으로 이어져 업계에서 원전 이력이 가장 길다. ② 수직계열화다. 원자로 설계, 부품 제조, 연료까지 다 하고 연구용 원자로 두 건의 해체 경험도 있다. ③ 특수합금이다. 2025년에 방산업체 엘스레리스의 특수소재 사업부를 인수해 원전 관련 모든 것을 다루는 회사가 됐다. ④ 다각화다. 1979년 뒤 틈새를 찾던 노력이 지금의 넓은 사업 구성으로 이어졌다.
앞의 셋은 이미 가진 것이고 넷째는 앞의 셋이 생긴 이유다. 순서를 바꿔 읽으면 ④가 원인이고 ①②③이 결과다. 그래서 이 회사를 평가할 때 물어야 할 것은 강점이 몇 개냐가 아니라 그 강점들이 한 뿌리에서 나왔느냐다. 한 뿌리에서 나왔다면 그 뿌리가 흔들릴 때 넷이 같이 흔들린다.
단점도 한 줄로 붙는다. 매출의 약 80%가 미국 정부에서 나오고 나머지 상업 매출 20%도 대부분 미국 안에서 생긴다. 국방과 우주에서 버틴 사십 년의 뒷면이다. 정부가 고객이라 살아남았고, 정부가 고객이라 그 밖이 없다.
올해 2월에 5.3억 달러를 주고 키네트릭스를 샀다. 진행자는 이것을 신의 한 수로 보고, 최근 캐시 우드가 이 회사 비중을 늘리는 것도 이 인수 때문으로 본다. 편입은 2025년 하반기 예정이다.
두 회사가 하는 일이 겹치지 않는다. BWXT는 원자로·연료·부품을 만드는 제조사이고, 키네트릭스는 원전에 유지보수·수명연장·해체가 필요할 때 외부 업체를 붙여 주는 서비스·컨설팅 회사다. 만들어 납품하고 끝나던 관계가 그 뒤의 프로젝트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앞 절의 단점을 바로 겨눈다. 키네트릭스는 유럽과 남미를 포함해 20개국에서 이미 영업 중이라, 고객이 미국에 갇혀 있던 문제를 풀어 줄 것으로 본다. 제품을 들고 나가는 대신 이미 나가 있는 회사를 사서 문을 얻는 방식이다.
이 인수를 신의 한 수로 부르는 근거가 값이 싸서가 아니라는 점도 짚어 둘 만하다. 5.3억 달러는 큰돈인데 그 대가로 사 온 것은 매출이 아니라 20개국의 영업 관계다. 만드는 회사가 서비스 회사를 사면 만든 물건의 수명 내내 붙어 있게 되고, 원전처럼 수십 년을 도는 물건에서는 그 뒤가 처음 납품보다 길다.
재무는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늘고 장기 부채가 약 1조 원인데 이익잉여금이 그 두 배 가까워 부채로 문제가 생길 회사는 아니라고 본다. 주가는 2022년 약 40달러에서 지금 130달러로 네 배쯤 올랐는데, 카펜터 테크놀로지의 20배나 오클로·뉴스케일파워에 견주면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진행자는 지난주에 계획 물량의 약 5%를 담기 시작했고 더 떨어지면 시간을 두고 조금씩 더 사겠다고 밝힌다.
빠진 것이 셋이다. ① 다운 블렌딩이 언제 얼마나 되는지가 없다. 할 수 있다는 것과 팔고 있다는 것 사이가 비어 있는데, 이 대목이 센트러스를 안 사도 된다는 판단을 떠받친다. ② 값을 재는 잣대가 없다. 네 배 올랐지만 20배와 견주면 시작이라는 것은 다른 회사의 상승폭을 잣대로 쓴 것이라, 이 회사의 이익이 얼마나 늘었는지와는 무관하다. ③ 미해군 계약의 조건이 없다. 매출의 80%를 정부에서 받는데 그 계약이 몇 년짜리이고 언제 갱신되는지가 안 나온다.
무엇이 나오면 이 판단이 바뀌는지도 셋이다. ① 국방 예산이 줄면 4절의 단점이 그대로 위험이 된다. 다각화가 넓어도 고객이 하나면 다각화가 아니다. ② 키네트릭스 편입이 늦어지거나 겉돌면 5절이 무너진다. 해외 문을 사 왔다는 것이 이 편에서 가장 새로운 근거인데 아직 편입 전이다. ③ 두산중공업이 북미 부품 물량을 더 받으면 앞 편의 좁은 문이 넓어지고, 이 회사의 자리도 그만큼 좁아진다.
원전·SMR 연재의 마지막 편이다. 진행자는 시장이 원전 수혜주로 부르는 세 회사를 놓고 그 이름이 틀렸다고 말한다. 이 글은 그 반박이 무엇으로 서고, 그 반박에서 나온 결론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읽는다.
많이 가진 쪽이 덜 올랐다
숫자를 나란히 놓는 데서 시작한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내 원자로 약 100개 중 20%가량을 갖고 있고 작년 1월 110달러에서 지금 320달러로 세 배쯤 올랐다. 비스트라 에너지는 원자로 여섯 개에 18개 주 공급인데 2024년 1월 40달러에서 190달러로 다섯 배 올랐다. 탈렌 에너지는 원자로가 둘뿐인데 작년 60달러에서 260달러로 네 배 올랐다.
세 회사의 원자로 수를 더하면 29기이고 미국 전체 약 100기의 3분의 1이 안 된다. 그런데 오른 폭은 나머지 70기를 가진 회사들의 몇 배다. 원전이 이유라면 설명이 안 되는 그림이 여기서 이미 서 있다.
반대쪽을 보면 어긋남이 또렷해진다. 나머지 약 70기를 가진 듀크 에너지(11기)·도미니언 에너지(7기)·서던 컴퍼니(8기)는 각각 30%, 35%, 40% 올랐다. 서던 컴퍼니는 미국에서 가장 최근 완공된 원자로 둘을 다 가진 회사다.
원자로 수가 원전 수혜의 기준이라면 순서가 반대여야 한다. 진행자가 시장이 뭔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 미국 전력 시장을 뒤진 이유가 이 어긋남이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은 이 방법이다. 테마 이름이 맞는지 확인하는 가장 싼 방법은 그 이름대로면 가장 많이 올랐어야 할 회사를 찾아 실제로 그런지 보는 것이다. 안 그렇다면 이름이 틀렸거나 이유가 다른 데 있다.
요금을 어떻게 받느냐로 나누면 딱 맞는다
미국 전력 시장은 규제를 받는 사업자와 안 받는 사업자로 갈린다. 규제 사업자는 텍사스 ERCOT나 캘리포니아 CISO 같은 주별 전력 관리 위원회와 장기 계약을 맺고 1kW당 고정 요금을 청구한다. 계약 기반이라 생산량과 판매량이 일정해 배당이 꾸준한 경기 방어주 성격이 된다.
비규제 사업자는 경쟁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요금을 매긴다. 전기가 모자라면 수익이 급증하고 남으면 급락해 성장주에 가깝다.
그리고 두 목록이 정확히 갈린다. 많이 오른 셋은 전부 비규제이고, 덜 오른 셋은 전부 규제 사업자다. 원자로 수로는 안 맞던 것이 요금을 어떻게 받느냐로는 딱 맞는다.
그래서 결론이 이렇게 선다. 세 회사의 급등을 원전이나 SMR에서 찾는 것은 미국 전력 시장 구조를 모르는 이야기이고 실제 배경은 전력난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를 대거 지으며 전력이 모자라졌는데, 규제 사업자는 위원회와 계약한 고정 물량만 대니 늘어난 수요는 비규제 사업자가 비싼 요금으로 채운다.
이름이 왜 붙었는지도 짐작이 간다. 세 회사가 원자로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전력난이 심해진 시기와 원전 정책이 돌아선 시기가 겹쳤다. 겹친 두 사건 가운데 이야기로 만들기 쉬운 쪽이 이름이 됐다. 값이 움직인 이유를 고를 때 같이 일어난 일 중 무엇이 실제로 돈을 만들었는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 이 편의 방법이다.
같은 사건이 두 유형에 정반대로 걸린다는 것이 이 절의 소득이다. 전기가 모자란 것은 규제 사업자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고 비규제 사업자에게는 전부다.
진행자는 물음 셋을 세워 놓고 답한다. ① 원전·SMR 투자가 늘면 이 세 회사에 득인지 독인지 ② 아직 덜 오른 비규제 사업자가 있는지 ③ 유틸리티 밖에 전력난 수혜주가 있는지다.
첫 물음의 답이 기간으로 갈린다. 향후 5년은 좋다. 지금 짓고 있는 원자로가 한 기도 없고 트럼프 행정부가 재생에너지 보조금까지 끊어 공급을 늘릴 대안이 없으니, 세 회사가 계속 비싸게 팔고 주가도 오를 것으로 본다.
그 뒤가 뒤집힌다. SMR이 2030~31년에 상용화되면 규제 사업자도 SMR 투자를 늘리고, 하이퍼스케일러는 자기 SMR을 지으려 하고, 오클로처럼 SMR로 직접 전기를 팔겠다는 회사까지 나온다. 그러면 세 회사가 파는 전기의 양이 줄어 5~6년 뒤의 상승은 장담할 수 없다.
이 대목이 이 연재 전체에서 가장 날이 서 있다. 시장이 이 회사들을 SMR 수혜주라고 부르는데 진행자는 SMR이 되는 순간 이 회사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본다. 부족해서 비싸게 팔던 회사에게 부족이 풀리는 것은 나쁜 소식이다. 다만 이것이 어디까지나 자기 의견이라고 진행자 스스로 덧붙인다.
둘째 물음의 답은 징검다리다. 향후 5년은 전력 생산이 급하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원전으로 가기 전 다리 역할을 할 LNG 화력 발전 사업자 중 아직 덜 오른 곳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앞의 두 회사가 이미 그쪽으로 가 있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올해 미국에서 가스 발전소를 가장 많이 가진 칼파인을 샀고, 비스트라 에너지는 사모펀드에서 천연가스 발전소 일곱 개를 사들였다. 3절에서 본 장기 위험을 회사들이 스스로 알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셋째 물음의 답이 이 편의 새 이름이다. 신재생 사업자는 보조금이 끊겨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전력난을 풀려면 신재생 발전도 필요하니, 자본 지출이 어느 정도 끝나고 주가도 빠진 회사에서 기회를 찾는다. 그렇게 나온 것이 클리어웨이 에너지와 AES다. 둘 다 가스 발전과 신재생을 함께 갖고 있고, AES는 예전 플런스 에너지 영상에서 언급한 그 모회사다.
AES에는 위험도 같이 적어 둔다. 남미 발전소의 정치·환율 위험과 석탄 화력을 가스로 바꾸는 큰 자본 지출 부담이다. 그럼에도 자본 지출이 끝나 가고 금리가 내리면 이자 비용이 줄어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며, PER이 약 5배로 저평가돼 있어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한다. 이미 일부 샀다.
다섯이라는 수에는 성격이 다른 둘이 섞여 있다. 앞의 셋은 지금 버는 것이 확실하지만 5년 뒤가 불확실하고, 뒤의 둘은 지금 눌려 있지만 조건이 풀리면 나아진다는 쪽이다. 같은 목록에 올라 있어도 들고 있는 이유와 팔 시점이 다르다.
마지막 정리는 다섯이다. 새로 고른 클리어웨이 에너지와 AES 둘, 그리고 이미 많이 오른 세 회사도 앞으로 5년 정도는 볼 만하다는 것이다.
빠진 것이 셋이다. ① 비규제 사업자의 요금이 얼마나 올랐는지가 없다. 전력난으로 비싸게 판다는 것이 이 편의 핵심 기제인데 그 값이 수로 안 나온다. ② 세 회사의 이익이 주가만큼 늘었는지가 없다. 주가 배수만 나란히 놓여 있어, 값이 오른 것이 실적 때문인지 기대 때문인지가 갈리지 않는다. ③ 클리어웨이 에너지는 이름만 나온다. AES는 PER 5배와 위험 둘이 붙는데 클리어웨이는 근거가 없다.
무엇이 나오면 이 판단이 바뀌는지도 셋이다. ① SMR 상용화가 2030년보다 늦어지면 3절의 뒤집힘도 늦어진다. 앞 편에서 본 대로 이 산업은 승인 절차 하나로 몇 년이 밀린다. ② 규제 사업자가 요금 인상을 받아 내면 2절의 갈림이 좁아진다. 위원회와의 계약이 다시 짜이면 고정 요금도 움직인다. ③ 데이터센터 증설이 꺾이면 전력난 자체가 풀린다. 이 편의 모든 답이 전기가 모자라다는 조건 위에 서 있고, 그 조건을 만든 것은 원전 정책이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