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단속 기사가 쏟아지던 2024년 5월의 회차다. 이 채널의 제도 설명 연재 가운데 첫 편이고, 찬반을 묻는 대신 돈이 오가는 순서를 그린다. 이 글은 그 순서에서 무엇이 드러나는지 보고, 2년 뒤 실제로 바뀐 제도에 대조한다. 4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세 당사자가 각각 무엇을 받는가
거래의 뼈대는 네 걸음이다.
국민연금과 보험사가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기고, 운용사는 그 돈으로 주식과 채권을 산다. 공매도를 치려는 투자자가 증권사를 찾아가 그 주식을 빌린다. 빌린 주식을 시장에 판다. 정해진 기간 안에 다시 사서 갚고, 수수료와 이자를 얹는다.
마지막 걸음에서 돈이 갈라진다. 증권사가 수수료와 이자의 일부를 자기 몫으로 떼고, 남은 이자를 국민연금과 보험사에 돌려준다.
이 순서를 한 번 그리고 나면 찬반 논쟁의 자리가 좁아진다. 주식을 오래 들고만 있던 연기금은 그 주식을 빌려주고 이자를 얻고, 증권사는 중개로 수수료를 얻으며, 공매도 투자자는 자기 돈보다 큰 금액을 굴린다. 세 당사자 모두가 이 거래에서 무언가를 받는다.
받는 것이 있으면 내주는 것도 있다. 연기금이 내주는 것은 그 주식이 시장에 풀려 값이 눌릴 위험이고, 증권사가 내주는 것은 빌려준 주식이 안 돌아올 위험이며, 공매도 투자자가 내주는 것은 주가가 오르면 손실에 상한이 없다는 조건이다. 이 회차는 앞의 것만 세고 뒤의 것은 안 센다.
빌린 돈으로 굴리는 크기를 예로 든다. 자기 돈 1억 원으로 1억 원을 벌려면 수익률이 100%여야 하지만, 굴리는 돈을 10억 원으로 늘리면 10%로도 같은 금액이 나온다. 이 셈이 공매도 투자자가 빌리는 이유를 설명한다.
순기능 셋을 든다. 장기 보유자만 있어 물량이 없는 시장에 팔 물량을 공급하고, 회사 가치보다 값이 튀어 오른 종목에 반대 방향의 주문을 넣어 눌러 주며, 들고 있는 주식이 빠질 때의 손실을 메운다.
역기능은 둘이다. 세력이 값을 일부러 떨어뜨린 뒤 되사는 조작에 쓰이고, 조정장에서 하락이 필요 이상으로 빨라진다.
여기서 볼 것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서로 다른 동작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버슈팅을 가라앉힌다」와 「하락을 과속화한다」는 같은 매도 주문을 두 국면에서 부르는 두 이름이다. 값이 회사 가치보다 높을 때 그 주문은 안정이고, 값이 이미 낮을 때 같은 주문은 과속이다.
그래서 순기능과 역기능을 따로 세는 셈법으로는 결론이 안 난다. 정말 물어야 할 것은 「그 주문이 회사 가치보다 높은 자리에서 들어왔는가」인데, 그것을 사후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판정할 방법이 없다. 이 회차가 다루지 않은 대목이고, 공매도 논쟁이 10년 넘게 안 끝난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를 사 두고 하락 대비로 공매도를 걸어 두는 예도 든다. 펀드에 든 투자자도 펀드매니저가 그런 주문을 넣는 만큼 공매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짚는다. 이 지적이 이 절에서 가장 실용적이다. 공매도를 미워하는 사람이 이미 공매도의 수익자일 수 있다.
다섯 유형이 모두 기록의 문제다
불법 유형을 다섯 든다.
첫째는 무차입 공매도다. 빌리지도 않고 먼저 파는 방식이고, 갚을 주식이 없을 수 있어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가 금지한다.
둘째는 처분이 묶인 주식을 빌려주는 것이다. 한화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그 주식은 사실상 우리은행 것인데, 이를 임의로 빌려주면 불법이다.
셋째는 빌릴 수량이 확정되기 전에 주문을 승인하는 것이다. 2천 주를 요청해도 신용에 따라 200주만 빌려줄 수 있는데, 증권사가 그 확정 전에 주문을 통과시키는 경우다.
넷째와 다섯째는 중복 대여다. 증권사 안에서 한 부서가 이미 빌려준 주식을 다른 부서가 모르고 또 빌려준다.
다섯을 나란히 놓으면 하나로 모인다. 전부 「지금 이 주식이 누구에게 얼마나 나가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르는 데서 나온다. 수기 장부로 기록하니 부서 사이에 정보가 안 맞고, 확정 전 승인이 가능하며, 아예 빌리지 않은 주문도 걸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진행자는 결국 전산화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본다. 개인투자자들이 요구했지만 금융당국은 비용을 이유로 미뤄 왔다고 지적한다. 제도 문제를 도덕 문제가 아니라 기록 체계 문제로 놓은 것이 이 회차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대목이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전산화 요구는 실현됐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주문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세웠고, 그 시스템이 서고 나서야 공매도가 다시 열렸다(출처: 금융위원회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 한국거래소 자료). 전산화가 재개의 조건으로 붙은 셈이라, 이 회차가 「비용 때문에 미룬다」고 지적한 대목이 2년 만에 뒤집혔다.
재개 범위도 넓어졌다. 2025년 3월 31일부터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 2,700여 개에서 공매도가 허용됐다(출처: 금융위원회 2025년 공매도 재개 발표). 그 전에는 대형주 일부에만 열려 있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짚은 두 조건도 손봤다. 개인의 담보비율이 120%에서 기관·외국인과 같은 105%로 내려갔고, 상환기간은 개인의 90일 기준에 맞춰 기관·외국인의 대차거래에도 기한 제한이 붙었다(출처: 금융위원회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 이 회차가 「금융당국이 형평성 문제를 인식해 개정하려 한다」고 전한 대목이 그대로 실행됐다.
다만 이 회차가 신용 차이 때문에 조건이 갈릴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고 본 것은 결과와 어긋났다. 담보비율은 신용이 아니라 형평을 기준으로 통일됐다.
세 조건이 그대로 남는다.
하나는 실시간 대조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다. 중앙점검시스템은 잔고와 주문을 대조하는 장치인데, 이 회차가 든 다섯 유형 가운데 셋째와 넷째처럼 증권사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 회사의 내부 기록이 정확해야 걸러진다. 밖에서 대조하는 체계가 안의 기록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둘은 담보비율을 맞춘 뒤의 위험이다. 개인의 담보 부담이 줄었다는 것은 같은 돈으로 더 큰 금액을 굴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매도는 값이 오르면 손실에 상한이 없는 거래라, 조건을 맞춘 것이 개인에게 유리하기만 한지는 따로 봐야 한다.
셋은 이 회차가 안 다룬 판정 문제다. 값이 회사 가치보다 높은지를 누가 정하느냐가 정해지지 않는 한, 같은 주문이 국면에 따라 안정으로도 과속으로도 읽힌다. 제도는 기록을 정확하게 만들 수 있어도 그 판정을 대신하지 못한다.
빠진 것 ① 공매도가 실제로 값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가 없다. 잔고 비중이 얼마일 때 값이 얼마나 움직이는지가 있어야 순기능과 역기능의 크기를 견준다.
빠진 것 ② 빌려주는 쪽의 셈이 얇다. 국민연금이 받는 대여 수수료율이 얼마이고 그것이 기금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가 없다.
빠진 것 ③ 공매도가 막혀 있던 기간의 성적이 안 나온다. 금지 구간에 값이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이 제도의 효과를 재는 자연 실험인데 그 자료가 쓰이지 않는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중앙점검시스템이 실제로 무차입 주문을 얼마나 걸러 냈는지가 이 회차 결론의 성적표다. 적발 건수와 유형별 구성이 그 지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담보비율을 맞춘 뒤 개인의 공매도 잔고와 손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봐야 한다. 조건을 맞추는 것과 결과가 나아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이 회차가 안 다룬 판정 문제는 제도 밖의 물음이다.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인 종목이 이후 실제로 더 많이 빠졌는지를 종목별로 세는 것이 그 물음에 가장 가까운 자료다.
물적분할을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범으로 놓고 시작하는 회차다. 진행자는 그 판단 때문에 한국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다고까지 밝힌다. 이 글은 그 주장이 어디까지 셈으로 받쳐지는지 보고, 2년 뒤 실제로 바뀐 제도에 대조한다. 4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지분을 나눠 주느냐 아니냐 하나로 나뉜다
사업부를 떼어 새 회사를 만들 때 기존 주주에게 그 지분을 나눠 주면 인적분할, 안 나눠 주면 물적분할이다. 정의는 이 한 줄이 전부다.
결과는 그 한 줄에서 크게 벌어진다. 2001년 LG화학이 세 회사로 인적분할될 때 LG화학 100주를 들고 있던 투자자는 새 LG화학 66주와 LG생활건강 16주, LGCI 18주를 받았고, 이후 LG화학과 LG생활건강 주가가 각각 열 배씩 올랐다. 물적분할에서는 신설 회사 지분을 기존 회사가 100% 가져가고 기존 주주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그 사례로 나온다. 배터리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주주들이 배터리 회사의 지분을 한 주도 못 받은 채 그 회사가 따로 상장되는 것을 지켜봤고, 청원과 소액주주 소송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볼 것은 두 방식이 회사에는 같은 일이라는 점이다. 사업부가 별도 법인이 되고 전문성이 올라가며 따로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어느 쪽이든 같다. 달라지는 것은 그 법인의 지분을 누가 쥐느냐뿐이다.
400원이 300원이 되는 자리
이 회차의 값어치는 예시 셈에 있다.
사업부 넷을 가진 회사가 있고 각 사업부의 가치가 1,000원이라 회사 전체가 4,000원이다. 진행자가 400원을 넣어 지분 10%를 들고 있다.
인적분할을 하면 사업부 하나가 1,000원짜리 신설 회사가 되고, 진행자는 존속회사 지분 10%인 300원과 신설회사 지분 10%인 100원을 그대로 받는다. 합이 400원이라 분할 전과 같다.
물적분할을 하면 신설회사 지분을 못 받고 존속회사 지분 300원만 남는다. 400원이 300원이 됐다. 같은 순간에 신설회사 지분 100%를 가져간 회사, 실질적으로는 대주주 쪽의 지분 가치가 2,700원에 1,000원을 더해 3,700원이 된다.
이 셈이 논쟁의 성격을 바꾼다. 물적분할을 두고 대개 「주가가 빠진다」는 결과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빠지기 전에 이미 지분 가치가 100원 옮겨 갔다고 보인다. 값이 빠지는 것은 시장의 반응이지만, 이 100원은 분할이 이뤄지는 순간의 계산이다.
셈에 붙일 단서도 있다. 존속회사가 신설회사 지분 100%를 들고 있으니 장부상으로는 가치가 남아 있고, 실제 손실은 그 자회사가 따로 상장돼 값이 두 번 매겨질 때 확정된다. 이 회차는 그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결론으로 간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사례가 그 중간 단계가 실제로 어떻게 끝나는지를 이미 보여 줬기 때문에 결론은 서 있다.
회사들이 주주 반발에 내놓은 대책 다섯을 차례로 반박한다.
자회사를 비상장으로 두겠다는 약속에는 회사채로도 자금을 모을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기존 사업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대책에는 상장사면 원래 해야 할 일이라고 답한다. 배당을 늘리겠다는 대책에는 신설 사업부의 성장성을 보고 들어온 주주에게 배당은 답이 아니며, 배당을 원했다면 처음부터 금융주를 샀을 것이라고 한다. 5년간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에는 5년 뒤에는 상장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동안 이익을 쌓아 두었다가 상장 때 자금을 모으면 그만이라고 본다.
가장 날카로운 것은 다섯째다.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의 지분을 회사가 사 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은 제도로는 보호 장치인데, 회사가 분할 전에 주가를 낮게 눌러 두면 그 낮은 값으로 사 버릴 수 있어 실익이 없다고 지적한다.
다섯 반박이 하나의 논리로 이어진다. 대책들이 전부 회사가 나중에 하기로 하는 약속인데, 지분을 나눠 주지 않는 결정은 지금 이뤄진다. 지금 확정되는 것과 나중에 지킬지 모르는 것을 맞바꾸는 거래라, 시점이 안 맞는다. 그래서 당근책을 달 것 없이 물적분할을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이 회차가 요구한 방향으로 제도가 움직였다. 2025년 개정 상법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들어갔고, 합병·분할·주식의 포괄적 교환·자회사 상장 같은 조직개편에서 일반주주 보호와 이사회 결정의 절차가 쟁점이 됐다(출처: 법률신문 2026 「주주 충실 의무 도입 이후 기업 조직개편 규제 변화 동향」).
2026년에는 후속 장치가 붙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제도개선을 내놓았고, 법무부가 기업 조직개편 때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며, 합병가액 산정을 공정가액 기준으로 바꾸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추진됐다(출처: 김·장 법률사무소 2026 자본시장법 개정방향 자료, 법률신문 2026).
효과의 성격도 달라졌다. 자본 거래에서 이사회 결의가 소액주주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했다고 판단되면 손해배상 청구나 주주대표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돼, 회사가 물적분할을 결정할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생겼다(출처: 법률신문 2026).
이 회차의 진단은 맞았고 처방은 다른 방식으로 실현됐다. 「물적분할을 하지 말라」는 금지가 아니라 「하려면 이사가 책임을 지라」는 방식이다. 당근책이 실효성 없다는 지적에 제도가 답한 자리가 회사의 약속이 아니라 이사의 의무였다.
이 회차의 성적을 두 층으로 나눌 수 있다.
제도 층은 맞았다. 물적분할이 소액주주 지분 가치를 옮긴다는 셈, 당근책이 시점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이 모두 2년 안에 법 개정으로 확인됐다.
투자 층은 값을 못 냈다. 진행자는 이 문제 때문에 한국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그 판단에는 「제도가 바뀌면 들어간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 않다. 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사람이 그 문제가 풀리는 국면에서 자리에 없는 셈이다.
이 어긋남이 이 채널에서 되풀이되는 자리다. 호텔 회차에서 지금의 이익률로 회사를 줄 세우고 전환 속도를 안 셌고, 전력반도체 회차에서 지금의 과점을 세고 수요 변화를 안 셌다. 여기서는 지금의 제도를 세고 제도가 바뀌는 경우를 안 셌다. 구조를 정확히 그리고도 그 구조가 바뀌는 경우를 셈에 안 넣으면 진단만 남는다.
빠진 것 ① 물적분할 뒤 실제 주가가 얼마나 빠졌는지 표가 없다. LG화학 사례가 하나 있을 뿐이고, 발표된 다른 사례들의 결과는 안 따라간다.
빠진 것 ② 회사가 물적분할을 고르는 이유가 얇다.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면 유상증자나 회사채와 견줘 무엇이 유리한지가 있어야 대안을 말할 수 있다.
빠진 것 ③ 저평가의 다른 원인이 안 다뤄진다. 물적분할을 주범으로 놓았는데 지배구조·배당성향·환율 같은 다른 원인과의 크기 비교가 없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이사 충실의무가 들어간 뒤 실제로 물적분할 건수가 줄었는지가 이 회차 결론의 판정 자료다. 발표 건수와 철회 건수를 세는 것이 그 지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주주대표소송이 실제로 제기되고 어떤 판단이 나오는지가 제도의 무게를 정한다. 조문이 생긴 것과 그 조문이 쓰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중복상장 제도개선이 이미 상장된 자회사에 소급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분할만 막고 지나간 분할은 그대로 남는다. 그 경계가 어디인지가 기존 주주에게는 더 중요하다.
홍콩 H지수 ELS 손실이 기사에 오르내리던 2024년 5월의 회차다. 진행자는 ETF와 ELS를 나란히 놓고 시작하지만, 실제 무게는 ELS 한 상품을 3년치 시뮬레이션으로 끝까지 돌리는 데 있다. 이 글은 그 시뮬레이션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보고, 2년 뒤 확정된 손실 규모에 대조한다. 5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값을 따라가느냐 문턱을 판정하느냐
ETF는 증권사가 만든 펀드를 주식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펀드와의 차이는 거래하는 자리가 있느냐, 그리고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담긴 종목을 볼 수 있느냐 둘이다.
수수료를 떼는 방식도 다르다. 펀드는 계좌에서 따로 떼 가는데, ETF는 상장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어 지수가 10% 오르면 수수료 1%를 뺀 9%만 오르고 10% 내리면 11%만큼 내린다.
ELS는 성격이 다르다. 특정 주식이나 지수에 연계돼 만기와 수익률이 미리 정해지는 조건부 채권이고, 미국 국채가 4%대일 때 조건을 채우면 훨씬 높은 수익을 준다.
이 대비에서 볼 것은 값이 정해지는 방식이다. ETF는 담긴 자산의 값이 그대로 따라오지만, ELS는 자산의 값이 아니라 「조건을 채웠는가」라는 판정으로 수익이 정해진다. 지수가 얼마나 올랐는지는 상관없고 문턱을 넘었는지만 본다. 뒤에서 설명하는 손실 구조가 전부 이 차이에서 나온다.
예시 상품의 조건이 넷이다. 기초자산은 S&P 500과 니케이225, 홍콩 H지수 셋이고, 만기 3년에 6개월마다 조기상환을 확인하며, 조건을 채우면 연 7%를 주고 못 채우면 손실이 최대 100%까지 날 수 있으며, 낙인은 45%다.
돌아가는 순서는 이렇다. 6개월 뒤 세 지수가 모두 최초 기준가의 80% 이상이면 100만 원에 3.5%를 얹은 103만 5천 원을 받고 상품이 끝난다. 못 채우면 다시 6개월 뒤에 본다. 문턱은 회차가 갈수록 낮아져 5회차에 75%, 6회차에 70%가 된다.
3년을 다 가도 낙인 45%를 한 번도 안 건드렸으면 지수가 어디에 있든 원금에 21%를 더한 121만 원을 받는다. 건드렸더라도 만기일에 세 지수가 모두 70% 이상이면 역시 121만 원이다.
손실은 마지막 갈림에서만 난다. 낙인을 건드렸고 만기일에 하나라도 70% 아래면 원금이 깎인다. 그것도 가장 많이 빠진 지수 하나로만 계산돼, 홍콩 지수가 60% 빠졌다면 나머지 둘이 올랐어도 40만 원만 돌아온다.
이 순서를 끝까지 돌려 보면 상품의 성격이 드러난다. 이기는 경우는 여러 갈래인데 그 보상이 전부 연 7%로 같고, 지는 경우는 한 갈래인데 그 크기에 하한이 없다. 조건을 여섯 번 확인한다는 설계가 이기는 횟수를 늘려 안전해 보이게 만들지만, 늘어난 것은 횟수이지 크기가 아니다.
이길 때는 셋 다, 질 때는 하나만
이 상품의 판정에는 방향이 둘 있다.
수익 쪽에서는 세 지수가 모두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하나만 못 넘어도 조기상환이 안 된다.
손실 쪽에서는 가장 많이 빠진 지수 하나만 본다. 둘이 올라도 반영되지 않는다.
같은 상품 안에서 두 판정 기준이 반대다. 이익을 받을 때는 셋 다 좋아야 하고 손실을 낼 때는 하나만 나빠도 된다. 그래서 기초자산 수를 늘릴수록 투자자에게 불리해진다. 셋을 담은 상품이 하나를 담은 상품보다 분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진행자는 이 대목을 확률의 말로 정리한다. 3년 동안 미국·일본·홍콩 세 시장을 모두 맞혀야 하니 웬만한 애널리스트도 어려운 상품이고, 내일 비가 올지 반반으로 맞히는 편이 차라리 쉽겠다고 한다.
판매 관행도 짚는다. 판매 기관들이 세 지수가 45% 아래로 빠질 리 없다며 원금 손실 걱정이 없다는 식으로 설명해 왔는데, 미·중 무역 전쟁으로 두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은 안 짚었다고 지적한다. 세 지수가 같이 움직인다는 전제 위에 팔린 상품인데, 그 전제가 깨지는 조건이 바로 손실 조건이다.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잡은 ELS는 더 위험하다고 본다. 테슬라나 엔비디아는 한 번 빠질 때 90% 넘게 빠지기도 해서 낙인까지 걸리면 훨씬 불안하다는 것이다.
결론은 두 문장이다. ELS로 수익을 낸 사람도 운이 좋았을 뿐이니 웬만하면 건드리지 말고, 배당주나 리츠처럼 더 안전한 상품을 보라는 것이다.
권한 대상이 배당주와 리츠라는 점이 이 판단의 논리를 보여 준다. ELS를 사는 사람이 원하는 것은 예금보다 높은 정해진 수익인데, 그것을 조건부 판정이 아니라 실제로 들어오는 임대료와 배당에서 얻으라는 말이다. 같은 목적을 다른 구조로 채우라는 제안이라, 「위험하니 하지 말라」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조언이다.
다만 이 대체에도 조건이 있다. 배당주와 리츠는 원금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값이 매일 움직인다. ELS를 산 사람이 견딜 수 없는 것이 손실이 아니라 값의 흔들림이었다면 이 대체는 안 맞는다. 이 회차는 그 구분까지는 가지 않는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손실은 확정됐다. 손실이 확정된 계좌의 원금이 10조 4,000억 원이고 손실금액이 4조 6,000억 원으로, 투자금의 44.2%가 사라졌다(출처: 금융위원회 자료, 한국경제 2024-10 보도). 이 회차가 시뮬레이션으로 보여 준 마지막 갈림이 실제로 그대로 일어났다.
비율도 확인된다. 은행권 H지수 ELS 계좌 22만 5,000건 가운데 손실로 끝난 계좌가 17만 건으로 75.5%였고 수익으로 끝난 계좌는 5만 5,000건이었다(출처: 쿠키뉴스 2025-02 보도). 이기는 갈래가 여럿이라 안전해 보이던 설계가 실제로는 넷 중 셋이 지는 결과로 끝났다.
판매 쪽 책임도 물어졌다. 5개 은행의 누적 자율배상이 1조 3,437억 원에 이르고 가입 고객의 약 97%가 대상이 됐으며, 배상 비율은 손실금액 대비 평균 31.6%였다(출처: 금융위원회 자료, 조세일보 2026 보도). 이 회차가 지적한 판매 설명의 문제가 배상 근거가 된 셈이다.
제재는 아직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5개 은행에 과징금과 과태료를 사전 통보했고 2026년 9월까지도 최종 의결이 안 났다(출처: 머니투데이 2026-09-07 보도).
빠진 것 ① 상품을 만든 쪽의 셈이 없다. 증권사가 이 구조로 무엇을 얻는지, 연 7%를 주고도 남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있어야 상품의 값을 판정한다.
빠진 것 ② 과거 자료로 확률을 세지 않는다. 세 지수가 3년 안에 45%까지 빠진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세면 「맞히기 어렵다」가 숫자가 된다.
빠진 것 ③ ETF 이야기가 ELS와 이어지지 않는다. 같은 목적을 ETF로 채우면 어떻게 다른지가 나오면 두 상품을 나란히 놓은 이유가 산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배상 뒤에 판매 관행이 실제로 바뀌었는지가 이 사태의 결말이다. 원금 비보장 상품의 은행 창구 판매 조건이 그 지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기초자산 수가 늘수록 불리해지는 구조는 지금 팔리는 상품에도 그대로 있다. 판매 중인 ELS의 기초자산 수와 낙인 수준을 보는 것이 같은 사태를 미리 알아보는 방법이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대체재로 권한 배당주와 리츠가 같은 기간에 어떤 성적을 냈는지는 따로 세야 한다. 권한 자리의 성적이 없으면 조언의 절반만 검증된다.
이 채널의 방법론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 주는 회차다. 신문에서 어떻게 투자 정보를 뽑느냐는 물음에 이론이 아니라 자기 매매 기록으로 답한다. 이 글은 그 방법의 구조와 재현 가능성을 보고, 2년 뒤 아르헨티나 자산의 성적에 대조한다. 5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정책이 아니라 논조가 바뀐 시점을 잡았다
아르헨티나 기사는 오랫동안 부정적이었다. 국채 발행과 화폐 발행, 한 해 280~300%의 물가 상승이 내용의 대부분이었다.
2024년 1월 중순부터 논조가 바뀐다. 개혁 100일 만의 빈곤 탈출, 포퓰리즘 척결, 금리 인하 같은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진행자는 그 변화를 보고 금융주를 찾아 두 종목을 매수했다.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 개혁 효과를 알리는 기사가 더 나오자 2월에 실제로 투자했다.
이 순서에서 볼 것은 신호가 사건이 아니라 서술의 방향이라는 점이다.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2023년 11월이고 개혁 정책이 발표된 것도 그때인데, 매수 시점은 그로부터 두 달 뒤다. 정책이 나온 시점이 아니라 그 정책의 결과가 기사에 실리기 시작한 시점을 잡았다.
이 방식에는 값과 비용이 함께 있다. 값은 확인이다. 발표만으로 사면 실행되지 않는 개혁까지 사게 되는데, 결과가 기사에 나오기를 기다리면 그 위험이 줄어든다. 비용은 첫 구간을 놓치는 것이다. 진행자가 산 은행 주식은 11월 2달러대였고 그가 산 값은 3.66달러다. 확인의 대가로 첫 상승분을 내준 셈이다.
밀레이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가 세 갈래로 정리된다.
금융경제 쪽에서는 화폐가치를 50% 이상 낮추고, 기준금리를 취임 전 133%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40%대까지 내렸다.
행정 쪽에서는 정부 부처를 18개에서 9개로 줄이고 계약직 공무원 1만 5천 명을 한꺼번에 해고했으며, 지방정부 지원금을 25% 줄이고 공공사업의 90% 이상을 중단시켰다.
사회보장 쪽에서는 대중교통과 유류 보조금, 연금, 교육비를 대폭 줄였다.
여기서 금융주를 고른 것이 이 방법의 핵심 걸음이다. 이 세 갈래에서 은행이 이득을 보는 경로가 있다. 물가가 잡히면 예금이 돌아오고,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평가이익이 생기며, 나라의 신용이 올라가면 은행이 들고 있는 국채의 값이 오른다. 개혁의 성패가 가장 먼저 숫자로 나타나는 자리가 은행 장부다.
성적이 그 선택을 뒷받침한다. 진행자가 산 그루포수페르비엘레는 11월 2달러대에서 5월 고점 8달러 근처까지 올랐고 그는 3.66달러에 사서 7달러대에 팔았다. 늦게 들어간 방코마크로에서도 50%를 냈다.
아무거나 사도 올랐다
같은 기간의 다른 종목들도 나온다. 에너지 회사 YPF가 10~11달러에서 25달러로, 은행 BBVA가 7~8달러에서 12달러로, 전자상거래 업체 메르카도리브레가 1,120달러에서 1,800달러로 올랐다. 아르헨티나 종목을 담은 ETF도 39달러에서 66달러로 거의 두 배가 됐고, 개별 종목을 못 골라도 수익이 났다.
이 사실이 앞 절의 종목 고르기를 다시 보게 만든다. 은행을 고른 논리는 서 있지만, 그 논리가 없었어도 결과는 비슷했다. 이 국면에서 값을 만든 것은 종목 선택이 아니라 나라를 골랐다는 결정이다.
그렇다면 이 회차가 실제로 보여 준 방법은 두 걸음 가운데 앞의 하나다. 논조가 바뀌는 나라를 알아채는 것이 값을 냈고, 그 안에서 어느 회사를 사는지는 이 구간에서 시험되지 않았다. 나라 전체가 오르는 구간과 회사가 갈리는 구간은 종목을 고르는 방식이 다른데, 여기서 지나간 것은 앞의 구간이다.
먼저 움직인 사람들도 언급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2023년 11월에 이미 아르헨티나 투자 기사를 냈고, 사모펀드 회장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엔비디아를 팔고 2024년 1분기부터 아르헨티나에 들어갔다는 기사가 나왔다. 같은 정보가 국내 신문에 실리기까지의 시차가 이 방법이 서는 자리다.
끝에 다음 소재를 든다. 중동 정세와 러시아발 천연가스 선물 상승 기사를 보고 그해 겨울을 예상해 천연가스 종목을 볼 만하다고 하고, 미국 대선 관련 이슈도 같은 방식으로 기회를 찾을 자리로 꼽는다.
아르헨티나에 대해서는 지금은 조정 국면이지만 앞으로도 유망할 것 같다고 본다. 두 판단 모두 매수 권유는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이 두 후보가 앞의 아르헨티나와 다른 점이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정책이 실행되고 그 결과가 숫자로 나온 뒤에 들어갔는데, 천연가스와 대선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앞두고 고르는 것이다. 앞의 것은 확인이고 뒤의 것은 예상이라, 같은 「신문 읽기」로 묶여 있지만 판단의 성격이 다르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물가는 실제로 잡혔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2023년 211.4%에서 2024년 117.8%, 2025년 31.5%로 내려왔고 2026년에도 33% 안팎이다(출처: Grupo Supervielle 20-F 연차보고서, Rio Times 2026 아르헨티나 경제 자료). 이 회차가 신호로 읽은 개혁의 방향은 2년 동안 유지됐다.
성장은 둔해졌다. 2025년 국내총생산이 4.4% 늘었지만 2026년 전망은 3.5% 안팎에서 2%로 내려갔다(출처: Buenos Aires Herald 2026,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전망). 2026년 중 만기가 돌아오는 대외 채무가 200억 달러 규모이고 일자리가 거의 늘지 않은 것이 그 배경이다(출처: Buenos Aires Herald 2026).
은행은 이 회차 이후 다른 국면에 들어갔다. 은행 대출 연체율이 2024년 10월 2.5%에서 2026년 6월 12.8%로 올랐고, 높은 실질금리가 경제 활동과 은행 부문을 눌렀다(출처: Grupo Supervielle 20-F, Buenos Aires Times 2026). 선거 국면에서 아르헨티나 은행주는 5년 만의 낮은 값까지 내려갔다(출처: Buenos Aires Times 2026 「Milei's election battle leaves Argentina's banks at five-year low」).
그러니 이 회차의 성적은 매매에서 갈렸다. 진행자는 7달러대에 팔아 두 배 넘는 수익을 확정했다. 나라를 알아본 판단이 맞았고, 그 판단을 계속 들고 갔다면 이후 구간에서 되돌려 놓았을 값이었다. 「앞으로도 유망할 것 같다」는 마지막 문장은 2년 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빠진 것 ① 파는 기준이 없다. 사는 신호는 기사의 논조 변화로 정해 놓았는데, 언제 나오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실제로는 7달러대에서 팔았지만 그 근거가 안 나온다.
빠진 것 ② 실패한 경우가 없다. 상반기에 100% 넘게 오른 세 종목 가운데 하나를 골라 설명하는 방식이라, 같은 방법으로 산 다른 종목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빠진 것 ③ 환율이 안 다뤄진다. 화폐가치를 50% 넘게 낮춘 나라의 주식을 달러로 사는 일에는 환산 문제가 따라붙는데 그 대목이 지나간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기사의 논조가 바뀌는 것을 신호로 쓰려면 그 변화가 값에 얼마나 앞서는지를 세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같은 방식이 몇 번 통했는지가 그 자료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개혁의 다음 시험은 물가가 아니라 성장과 일자리다. 그 둘이 안 나오면 정치가 먼저 흔들리고, 은행 장부가 그것을 가장 먼저 보여 준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나라를 고른 뒤 회사를 고르는 걸음은 아직 시험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종목들이 갈리기 시작하는 구간에서 같은 방법이 통하는지가 이 회차의 남은 물음이다.
PF발 저축은행 부실 기사가 이어지던 2024년 6월의 회차다. 진행자는 제도 설명 대신 아파트 한 채가 지어지는 동안 돈이 오가는 순서를 그리고, 시행사의 자금력을 한 단계씩 줄이며 같은 그림을 네 번 다시 그린다. 이 글은 그 구성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보고, 2년 뒤 부실 규모에 대조한다. 4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자금이 줄 때마다 보증인이 하나씩 붙는다
네 사례가 한 변수만 바꾼다.
시행사가 토지매입비와 건축비를 다 갖고 있으면 구조가 단순하다. 땅을 사고, 시공사와 계약해 건축비를 주고, 완공된 아파트를 분양해 대금을 받는다.
건축비가 없으면 대출이 들어온다. 토지를 담보로 잡히지만 금융기관은 그것만으로 안 되고 보증인을 요구하며, 대형 건설사인 시공사가 그 자리에 선다. 대출금은 시행사가 아니라 공사 진행 속도에 맞춰 시공사에 직접 나간다.
시공사가 중소형이면 그 보증을 못 믿겠다고 한다. 그래서 부동산 신탁회사가 보증을 서고, 대출금도 분양대금도 신탁회사를 거친다.
토지 살 돈조차 없으면 걸음이 하나 더 생긴다. 계약금 10%만 걸고 계약한 뒤, 신탁회사 보증으로 토지매입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른다. 이 대출이 브릿지론이고, 나중에 나온 부동산 PF 대출로 그것부터 갚는다.
이 네 걸음을 나란히 놓으면 규칙이 보인다. 시행사가 내놓을 돈이 줄어들 때마다 그 자리를 보증인이 채우고, 돈을 만지는 주체가 시행사에서 시공사로, 다시 신탁회사로 옮겨 간다. 금융기관이 요구한 것은 담보가 아니라 「이 돈을 들고 튀지 않을 사람」이었다.
신탁회사가 하는 일이 사례를 거치며 늘어난다. 처음에는 보증만 서지만, 대출금을 받아 시공사에 나눠 주고, 분양대금을 걷어 금융기관에 갚고, 요즘은 시공사 선정까지 맡아 공사 중 시공사가 포기하면 6개월 안에 새 시공사를 뽑는다.
이 자리가 왜 생겼는지가 이 구조의 뼈대다. 시행사는 자금이 없고, 시공사는 규모가 작으면 못 믿고, 금융기관은 사업을 직접 굴릴 수 없다. 셋 사이에 신용이 모자란 만큼을 채우는 자리가 만들어졌고, 그 자리를 채운 회사가 돈의 흐름을 전부 거치게 됐다.
이 채널의 다른 회차와 견주면 성격이 분명해진다. 제약유통에서는 목록을 쥔 회사가 수수료를 벌었고, 호텔에서는 예약과 데이터를 쥔 회사가 수수료를 벌었다. 여기서는 돈이 지나가는 길목을 쥔 회사가 그 자리를 얻었다. 다만 앞의 둘과 다른 점이 있다. 신탁회사는 수수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보증을 서기 때문에, 사업이 망가지면 그 손실을 함께 진다.
먼저 손실을 흡수할 층이 없다
위험을 셋 짚는다.
이해관계자다. 그림에 나온 것보다 실제로는 토지매입 브로커, 대출 알선 브로커, 분양대행사와 그 아래 부동산회사까지 훨씬 많아 한 군데만 막혀도 상환이 멈춘다.
공사비다. 건축비가 오르면 시공사가 공사를 포기하고, 신탁회사가 6개월 안에 새 시공사를 뽑는 동안 이자가 계속 붙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계약금 관행이다. 시행사 대부분이 토지 계약금 10%조차 없어 관행적으로 시공사에서 빌려 계약을 맺는데, 시공사가 완공을 못 하고 포기하면 그 10%를 돌려달라는 소송으로 이어진다.
셋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이 사업에는 자기 돈을 넣은 사람이 사실상 없다. 시행사의 자기 자금이 0에 가깝고 계약금마저 빌린 것이라, 사업이 어긋났을 때 먼저 손실을 흡수할 층이 없다. 그래서 작은 변수 하나가 곧바로 금융기관까지 올라간다. 진행자가 PF 금액이 커서 손실이 나면 저축은행 같은 작은 금융기관이 휘청거린다고 맺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부실은 실제로 컸고 그 뒤 줄었다. 부동산 PF 사업장 가운데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금액이 2024년 22조 9,000억 원이었다가 2025년 9월 18조 2,000억 원으로 내려왔고, 전체 익스포저는 177조 9,000억 원 규모다(출처: 금융위원회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
저축은행이 가장 크게 흔들린 것도 확인된다. 저축은행 업권의 고정이하여신이 1,815억 원에서 7,542억 원으로 늘었다(출처: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건전성 자료). 이 회차가 마지막 문장으로 예상한 자리가 그대로 맞았다.
제도는 자기 돈이 없다는 문제를 겨냥했다. 2027년부터 부동산 PF 사업에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 20%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바뀐다(출처: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 이 회차가 셋째 위험으로 짚은 계약금 관행을 정면으로 막는 장치다.
이 회차의 성적은 진단에서 높다. 사업 구조를 그리면서 「이해관계자가 많고 시행사 자금력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긴다」고 정리한 대목이, 2년 뒤 규제가 손댄 지점과 같다.
이 회차에는 종목이 없다. 그래서 이 채널의 다른 회차들과 성격이 다르다.
값어치는 판정 기준을 준다는 데 있다. PF 부실 기사를 읽을 때 그 사업장의 시행사가 자기 돈을 얼마나 넣었는지, 보증을 누가 섰는지, 브릿지론 단계인지 본 PF 단계인지를 물으면 기사 하나의 무게가 정해진다. 브릿지론 단계에서 막힌 사업장은 땅만 있고 건물이 없으니 회수가 어렵고, 본 PF 단계에서 막힌 사업장은 지어진 만큼이 남는다. 이 구분이 부실 규모를 읽는 잣대가 된다.
한계는 시점이다. 이 구조는 분양이 되는 것을 전제로 그려져 있다. 완공 후 분양대금으로 대출을 갚는 순서가 네 사례에 공통인데, 분양이 안 되는 경우가 사례로 들어오지 않는다. 2024년 이후 실제로 문제가 된 사업장 상당수가 그 경우였다.
이 채널의 다른 제도 회차와 견주면 이 편이 가장 오래 쓰인다. 공매도와 물적분할은 제도가 바뀌면 설명이 낡는데, 돈이 오가는 순서는 규제가 바뀌어도 그대로다.
빠진 것 ① 금리와 수수료가 없다. 브릿지론의 이자율이 본 PF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 이 구조에서 시간이 왜 비용인지를 설명하는데 그 숫자가 안 나온다.
빠진 것 ② 분양이 안 되는 경우가 사례에 없다. 완공 뒤 미분양이 남으면 누가 그 손실을 지는지가 이 구조의 마지막 갈림이다.
빠진 것 ③ 신탁회사의 보증 한도가 안 다뤄진다. 여러 사업장에 동시에 보증을 서는 회사라면 그 회사 자체가 위험의 집합점이 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자기자본비율 20% 규제가 실제로 적용되면 시행사 수가 줄고 사업 건수가 줄어든다. 그 축소가 공급에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다음 물음이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유의·부실우려 금액이 줄어든 것이 정리된 것인지 미뤄진 것인지를 봐야 한다. 경·공매로 처분된 금액과 만기가 연장된 금액을 나눠 세는 것이 그 방법이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브릿지론 단계에서 멈춘 사업장의 토지가 어떤 값에 팔렸는지가 이 구조의 회수율을 정한다. 그 값이 다음 사업장의 토지비 기준이 되기도 한다.
교육·제도 연재를 닫는 편이다. 퇴직연금을 다루면서 제도 설명보다 계산에 무게를 싣고, 연금으로 받으라는 사회 분위기를 숫자 하나로 반박한다. 이 글은 그 반박의 셈이 어디까지 서는지 보고, 2년 뒤 제도 변화에 대조한다. 4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퇴직연금은 DB형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퇴직 전 3개월 평균 급여에 근속연수를 곱해 회사가 주는 전통적 방식이고, DC형은 매년 받는 퇴직금을 금융상품에 넣어 불려 가는 방식이다.
어느 쪽이든 퇴직금은 IRP 계좌로 들어온다. 계좌에 남은 돈을 미리 정해 둔 안정형이나 수익형으로 금융사가 굴려 주는 디폴트 옵션이 2023년에 도입됐고, 계좌를 미리 만들어 두면 추가로 넣을 수 있으며 세제 혜택 한도가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늘었다.
진행자는 DB형을 무조건 권한다. 퇴직연금이 마지막 보루인 만큼 투자 실패 위험이 없어야 한다는 이유다. 근거로 지금 월 300만 원인 사람이 퇴직 때 월 600만 원을 받으면 그 자체가 거의 확실한 두 배라고 본다. 다만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면 DC형도 가능하고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라고 단서를 단다.
이 권고의 논리는 임금 상승률과 투자 수익률을 견주는 셈이다. DB형의 수익률은 사실상 그 사람의 임금이 오르는 속도이고, DC형의 수익률은 시장이 정한다. 임금이 꾸준히 오르는 직장이면 DB형이 유리하고, 임금이 정체된 직장이면 그 전제가 무너진다. 이 회차는 앞의 경우만 예로 든다.
절세액을 월로 나눈다
이 회차의 값어치는 계산 하나에 있다.
월급 500만 원에 20년 근속을 가정하면 퇴직금이 약 1억 원이다. 일시금으로 받아도 퇴직소득세가 300만 원이 안 된다. 연금으로 받으면 처음 10년은 30%, 11년째부터 40%를 깎아 주는데, 40%를 받으려면 10년을 기다려야 하고 그 절감액이 연 12만 원, 월로 따지면 약 1만 원이다.
이 셈이 논쟁의 크기를 바꾼다. 절세라는 말은 비율로 말할 때 커 보이고 금액으로 나눌 때 작아진다. 40% 할인이라는 표현과 월 1만 원이라는 표현이 같은 것을 가리키는데, 앞의 것으로 권유가 이뤄지고 뒤의 것으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진행자는 월 1만 원을 아끼자고 일시 수령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 돈으로 차를 사거나 부동산에 넣어 월세를 받거나 밖에서 더 나은 연금 상품에 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반박에는 조건이 하나 붙는다. 일시금으로 받은 1억 원을 실제로 그렇게 굴린 경우에만 성립한다. 쓰고 없어지는 경우가 계산에 안 들어가 있고, 연금 제도가 원래 막으려는 것이 바로 그 경우다. 이 회차는 세금만 세고 그 행동 차이는 안 센다.
얻는 것은 지금, 잃을 수 있는 것은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붙는 부담이 셋 더 나온다.
종합소득세다. 퇴직소득세를 깎아 주는 대신 연금소득이 종합소득세 여섯 항목 가운데 하나로 들어간다.
건강보험료다. 지금은 연금에 안 붙지만 2023년 감사원이 국민연금·사학연금처럼 왜 부과하지 않느냐고 지적한 적이 있어, 대상이 되면 연금 100만 원당 8만 원 정도가 더 나간다.
투자수익 과세다. IRP 계좌에 남은 잔액을 금융사가 굴려 낸 수익에도 세금이 붙는데, 밖에는 수익에 세금이 안 붙는 상품도 있다.
셋을 앞 절의 월 1만 원과 나란히 놓으면 결론이 선다. 확실한 이득은 월 1만 원이고, 불확실한 부담은 종합소득세와 건보료와 운용수익 과세다. 특히 건보료는 100만 원당 8만 원이라 월 1만 원을 여덟 배로 뒤집는다. 얻는 것은 지금 정해져 있고 잃을 수 있는 것은 나중에 정해지는데, 그 나중이 연금을 받는 20년 동안이다.
그래서 급여가 아주 높거나 근속연수가 짧아 퇴직소득세 부담이 큰 사람이 아니면 IRP 연금 수령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본다.
금융사 쪽 셈도 짚는다. IRP 계좌의 돈을 굴려 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으니 금융사는 일시금보다 연금 수령을 권할 수밖에 없다. 권유하는 쪽의 이해가 어디에 있는지를 밝힌 대목이라, 앞의 계산과 짝을 이룬다.
디폴트 옵션에 대해서도 단서를 단다. 본인이 미리 고른 방식이라도 손실이 나면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어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본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디폴트 옵션에 대한 의심은 다른 방향에서 확인됐다. 2025년 말 디폴트 옵션 적립금 53조 3,000억 원 가운데 85.4%인 45조 5,000억 원이 안정형에 들어가 있고, 안정형의 연간 수익률은 2.63%로 중립형 10.81%, 적극투자형 14.9%에 크게 못 미쳤다(출처: 한국경제 2026-09-04 보도). 손실이 나서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손실을 피하려다 수익을 못 낸 것이다.
적립금 규모는 500조 원 수준까지 늘었다(출처: 파이낸셜뉴스 2026-09-04 보도). 이 회차가 다룬 계좌가 그 사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제도는 굴리는 방식을 바꾸는 쪽으로 갔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본격화돼 금융기관 개방형, 여러 기업이 함께 세우는 비영리 연합형,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공형 세 갈래로 논의되고 있고, 성적이 나쁜 상품을 퇴출하는 기조가 함께 잡혔다(출처: 쿠키뉴스 2026-04-14 보도, KB자산운용 2026 자료).
목표도 수익률에 걸렸다. 퇴직연금 소득대체율이 지금 구조로는 13.2%를 넘기 어렵지만 수익률을 끌어올리면 20.1%에서 29.7%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제도 개편의 근거로 쓰인다(출처: 뉴스프리존 2026 보도).
건보료 부과는 2026년 9월까지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이 회차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고 걸어 둔 위험은 2년 동안 현실이 되지 않았지만 없어지지도 않았다.
이 회차의 계산과 2년 뒤 제도가 향한 곳이 어긋난다.
이 회차는 세금을 기준으로 봤고 결론은 일시금이었다. 절세액이 작으니 목돈으로 받아 밖에서 굴리라는 것이다.
제도는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고 결론이 반대다. 계좌 안의 돈이 안정형에 묶여 연 2.63%에 머무는 것이 문제이니 굴리는 방식을 바꿔 소득대체율을 올리자는 것이다.
두 셈이 같은 사실을 공유한다. 계좌 안에서 굴리면 성적이 나쁘다는 것이다. 다만 답이 갈린다. 개인은 그 계좌를 나오는 쪽을 고르고, 제도는 그 계좌를 고치는 쪽을 고른다.
이 어긋남이 이 연재 여섯 편을 관통한다. 공매도에서 전산화가 없어 불법이 반복됐고, 물적분할에서 이사의 의무가 없어 지분 가치가 옮겨 갔으며, 부동산 PF에서 자기 돈을 넣은 사람이 없어 작은 변수가 금융기관까지 올라갔다. 개인이 제도를 이해하고 피하는 것과 제도가 고쳐지는 것은 다른 시간표로 움직이는데, 이 채널이 서 있는 자리는 언제나 앞의 것이다.
빠진 것 ① 일시금을 받은 뒤의 성적이 없다. 밖에서 굴리라는 조언에 그 굴린 결과가 어땠는지가 붙지 않아 계산의 반쪽만 서 있다.
빠진 것 ② 오래 사는 경우가 안 다뤄진다. 연금 제도가 세금보다 먼저 다루는 문제는 90세까지 사는 경우인데 그 셈이 없다.
빠진 것 ③ DB형 권고에 회사 위험이 없다. 회사가 사라지면 DB형이 어떻게 되는지, 사외적립 비율이 얼마인지가 「투자 실패 위험이 없다」는 판단의 전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기금형이 실제로 도입되면 이 회차의 결론이 다시 계산돼야 한다. 계좌 안의 수익률이 올라가면 일시금이 유리하다는 셈이 뒤집힌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건보료 부과 논의가 다시 나오는 시점이 이 판단의 분기점이다. 부과되면 월 1만 원의 이득이 여덟 배 부담으로 바뀐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안정형에 85%가 몰려 있는 상태가 왜 안 바뀌는지가 제도 개편의 진짜 물음이다. 상품을 늘리는 것으로 풀리는지, 고르는 방식을 바꿔야 풀리는지가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