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기사가 지면을 덮은 주에 진행자는 다른 기사를 판다. 미국에서 사모펀드 대출을 조이고 환매 요청이 쏟아진다는 기사다. 종목 이야기가 거의 없고 구조만 설명하는 회차라, 이 글도 그 구조를 따라가며 어디가 약한지를 보고 여섯 달 뒤의 값에 대조한다. 4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자산이 그대로여도 돈이 안 돈다
먼저 두 종류를 나눈다. PF(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는 기업에 지분으로 투자해 상장이나 매각으로 회수하고, PCF(프라이빗 크레딧 펀드)는 기업에 높은 금리로 빌려준다(L20~L30 안팎).
들어가는 길이 특이하다. 기관투자자는 약정만 하고 돈은 운용사가 부를 때 낸다. 이것이 캐피탈 콜이다. 운용사는 그 약정을 담보로 은행에서 미리 빌려 쓰기도 하는데, 이것이 백 레버리지다(L38~L60 안팎). 그래서 펀드 하나에 두 겹의 빚이 걸린다. 투자 대상 기업이 진 빚과 펀드가 진 빚이다.
나오는 길이 막힌 것이 문제의 출발이다. 2022년 이후 상장과 인수합병이 줄면서 PF가 회수를 못 하고, 회수가 없으니 기관투자자에게 나눠 줄 분배금이 끊긴다(L73~L92 안팎). 약정한 돈은 계속 내야 하는데 받을 돈이 안 들어오는 상태가 이어진다.
이 대목이 이 회차의 값이다. 사모 시장의 위험은 투자한 기업이 나빠지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팔 자리가 없어져 돈이 안 도는 데서 온다. 자산이 그대로 있어도 유동성은 사라진다.
자산을 안 팔고 시간을 산다
돈이 안 돌 때 운용사가 쓰는 방법이 회차에 셋 나온다.
첫째는 NAV론이다. 펀드가 들고 있는 자산의 평가액을 담보로 빌려 분배금을 만든다. 셋째 겹의 빚이 얹히는 셈이다.
둘째는 펀드끼리 넘기는 것이다. 1번 펀드가 가진 기업을 자기네 2번 펀드에 팔거나, 다른 운용사의 펀드에 판다. 진행자는 이것을 카드 돌려막기에 견준다. 가격을 정하는 곳과 사는 곳이 같은 집안이면 그 가격이 시장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셋째는 분배를 미루는 것이다. 받을 사람이 기다리는 동안 문제는 뒤로 밀린다.
셋 다 자산을 팔지 않고 시간을 사는 방법이라는 점이 같다. 그래서 팔 시장이 돌아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되고, 안 돌아오면 빚만 늘어난 상태로 같은 문제를 다시 만난다.
PCF가 대출채권을 묶어 CLO(담보부 대출채권 유동화 상품)로 만들고 위험도별 트랜치로 쪼개 판다는 대목에서 진행자는 2008년 서브프라임과 구조가 같다고 본다(L158~L164 안팎). 은행 밖에서 도는 돈이라는 점에서 섀도 뱅킹이라는 이름도 붙인다.
닮은 것은 분명하다. 대출을 모아 쪼개 파는 구조, 심사 기준이 느슨해지는 국면, 값을 시장이 아니라 모형이 매긴다는 점이 그렇다.
다른 것도 있는데 회차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서브프라임은 갚을 능력이 없는 개인에게 나간 대출이 바닥에 있었고, 사모 크레딧의 바닥에는 기업이 있다. 기업 대출은 만기 구조가 길고 금리가 변동이며, 무엇보다 이 자산을 들고 있는 곳이 예금을 받는 은행이 아니라 연기금과 보험이다. 무너지는 방식이 다르고 구제하는 방식도 다르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경고한 대로 됐다. 비상장 BDC의 상환 요청은 2026년 2분기에 발행 주식의 10.3%로 1분기 9.7%에서 더 늘었다. 분기 상환 한도가 보통 순자산의 5%로 걸려 있어 그 요청을 다 받아 줄 수 없는 구조다(출처: With Intelligence 「What is actually going on in BDC portfolios」 2026).
돈이 실제로 묶였다. 2026년 2분기에 투자자들이 사모 크레딧 펀드에 돌려 달라고 요구한 금액이 156억 달러였고, 피치가 보는 16곳 가운데 10곳이 이를 지급하지 못했다. 상환을 받은 투자자도 1달러당 62센트 수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출처: Angel Investors Network 2026, White Law Group 2026 비상장 BDC 상환 게이트 자료).
개별 사례도 나왔다. FS KKR은 분기 배당을 주당 0.70달러에서 0.48달러로 줄였고 포트폴리오의 비수익 자산 비중이 5.5% 수준으로 오르면서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췄다. 블루아울은 상환 요청이 몰린 비상장 BDC를 상장 BDC와 합치겠다고 발표했다(출처: With Intelligence 2026, Neuberger 2026 사모 크레딧 자료).
이 회차의 판단이 6개월 만에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다만 진행자가 말한 「2008년 시즌2」까지 간 것은 아니다. 상환이 막히고 배당이 깎이고 등급이 내려간 것은 사실이고, 은행 시스템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 회차의 예측에는 조건이 붙어 있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올라 물가가 다시 오르고, 그래서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사모펀드 시장에 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금리가 올라 기업이 파산하면 연쇄 부도로 2008년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 문제라고도 본다.
조건이 걸린 예측이라 지금 판정할 것이 아니라 조건이 채워졌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유가는 올랐고 물가는 6월 기준 연 3.5%로 목표를 5년 넘게 웃돌고 있으며(출처: Hightower Advisors 2026 원자재 사이클 자료), 30년물 국채 금리는 9월에도 5.25~5.27%로 2007년 이후 가장 높다(출처: 미 연준 H.15 2026-09-04). 조건의 앞부분은 채워졌고 연쇄 부도로 이어지는 뒷부분은 아직이다.
마지막 지침은 단순하다. 이 사안을 가볍게 보지 말고 현금 비중을 늘려 미리 대비하라는 것이다. 판단이 맞았을 때 얻는 것보다 틀렸을 때 잃는 것을 먼저 줄이는 방식이라, 앞의 원칙 편과 같은 자리에 있다.
빠진 것 ① 이 구조에서 돈을 잃는 주체가 누구인지가 안 나온다. 연기금이 잃는 것과 개인이 잃는 것은 뒤따르는 일이 전혀 다르다.
빠진 것 ② 규모가 없다. 사모 크레딧 시장이 얼마짜리이고 그중 얼마가 환매 요청에 걸려 있는지가 없어서, 위험의 크기를 잴 수 없다.
빠진 것 ③ 2008년과 다른 점을 다루지 않는다. 닮은 점만 세면 결론이 미리 정해진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상환이 막힌 펀드가 자산을 실제로 팔기 시작하면 그때 값이 드러난다. 장부가와 매각가의 차이가 이 시장의 진짜 온도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BDC의 배당은 빌려준 기업이 이자를 낼 때 나온다. 비수익 자산 비중이 오르는 속도가 배당 삭감의 선행 지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이 채널은 1년 전 회차에서 BDC를 조심하라고 했고 한 주 전 회차에서는 기회라고 봤다. 이 회차의 구조 설명은 조심 쪽에 가깝다. 같은 자산에 대한 판단이 회차마다 갈리는 이유를 따라가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