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도 산업도 아닌 방법을 말한 네 편이다. 뒤에 이어지는 신문 회차와 산업 연재에서 이 사람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가 여기에 다 적혀 있다. 이 글은 네 편의 원칙을 서로 잇고, 그 원칙이 실제 장에서 어떻게 굴러갔는지를 본다. 5절의 대조 값은 원문에 없는 것이라 출처를 함께 적는다.
첫 편의 나눔이 나머지를 지배한다. 노후준비는 은퇴 전 통장에 들어오던 현금흐름을 은퇴 후에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이고, 재테크는 지금 사는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일이다(EP01 L24~L27). 월급 400만 원인 사람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 합쳐 200만 원 안팎이니 나머지 200만 원을 채우는 것이 노후준비라는 셈이다(EP01 L28~L32).
둘이 갈리면 종목만 갈리는 것이 아니라 사는 시점이 갈린다. 배당 수익률이 높아지는 때는 값이 떨어진 조정장과 하락장이므로, 매달 일정액을 사는 대신 조정장이나 4~5년마다 오는 큰 하락장에 몰아서 산다(EP01 L32~L38). 코로나 때 SK텔레콤을 2만 8천~2만 9천 원에 크게 산 지인의 배당률이 지금 12~13%라는 사례가 그 방식이다(EP01 L38~L43).
배당을 다루는 방식도 통상과 다르다. 받은 배당을 그 주식에 곧바로 재투자하지 않고 현금으로 모아 두었다가 다음 하락장에서 다시 배당주를 산다(EP01 L43~L51). 재투자의 복리를 포기하고 매수 시점의 선택권을 사는 셈이다.
재테크 쪽은 규칙이 반대다. 좋은 종목과 좋은 자리를 찾아 최소 6개월에서 1년을 기다리고, 오를 폭이 두 배 이상 보일 때 들어가며, 종목은 대부분 신문에서 찾는다(EP01 L52~L64). 연초에 100개를 들고 있어도 연말에는 소수만 남고 그중 서너 개가 그해 수익의 대부분을 낸다고 말한다(EP01 L64~L69).
이 나눔이 나중의 회차들을 설명한다. 신문을 읽는 회차가 왜 그렇게 종목 이름을 많이 훑는지, 산업 연재가 왜 매번 한 회사로 좁혀 가는지가 여기서 나온다. 신문은 재테크 종목의 후보 명단이고 산업 분석은 그 후보를 거르는 절차다.
미리 정해 두면 그 자리에서 안 고민한다
셋째 편의 원칙 다섯 가운데 셋이 숫자로 되어 있다.
종목당 상한이다. 급락 뒤 반등기를 빼면 한 종목에 최대 1만 달러까지만 넣는다. 상한이 없으면 값이 떨어질 때마다 물타기를 되풀이해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EP03 L73~L79).
손절선이다. 20% 손실이 나면 무조건 판다. 근거는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이다. 10% 잃으면 11%로 돌아오지만 20%는 25%, 30%는 43%, 40%는 67%, 50%는 두 배가 필요하다(EP03 L80~L90). 사기 전에 차트에서 손절 자리를 먼저 잡고 그 위 20% 자리를 첫 진입가로 삼는다는 순서까지 정해져 있다.
목표 수익률이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전체 포트폴리오로 관리하고, 연간 목표를 드러켄밀러 평균 수익률의 절반쯤인 15%로 잡아 도달하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다시 세운다(EP03 L62~L72).
여기에 현금 30%가 얹힌다. 투자 자금의 30%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쓰고 급락장에만 쓴다(EP01 L87~L95, EP03 L73~L79).
숫자로 정해 두는 것의 값어치는 판단을 그 자리에서 안 해도 된다는 데 있다. 값이 20% 빠진 순간에 팔지 말지를 고민하면 대개 안 팔게 되고, 미리 정해 두면 고민이 없다. 다섯 원칙이 다 손실이 났던 자리를 복기해서 나왔다는 대목(EP03 L19~L23)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 규칙들은 이론이 아니라 자기가 반복한 실수의 반대편이다.
둘째 편이 가장 독특하다. 통상의 분산투자는 산업으로 나누고 상품으로 나누고 전략으로 나눈다(EP02 L16~L18). 이 사람은 거기에 네 번째를 더하는데, 방향이 반대다.
방식은 이렇다. 보유 종목의 주봉 차트를 계속 보다가 패턴이 겹치는 것들을 찾는다. 도큐사인·그랩·로블록스·소파이·카니발 다섯이 산업은 크루즈·핀테크·메타버스·모바일 플랫폼·소프트웨어로 제각각인데 1차와 2차 저항을 넘고 지지를 확인한 뒤 3차 저항을 시험하는 흐름이 같았다는 것이다(EP02 L30~L45). 차트 패턴이 같으면 같은 산업으로 취급하고, 한두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한 뒤 그 자리에 새 종목을 담는다(EP02 L45~L48).
앞의 세 방식이 종목 수를 늘리는 쪽으로 작동한다면 이 방식은 줄이는 쪽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이 편의 결론이다(EP02 L49~L55).
논리 자체는 성립한다. 같이 움직이는 종목 다섯을 들고 있는 것은 한 종목을 다섯 배로 들고 있는 것과 위험이 같으니, 분산이라는 이름만 남고 실질은 집중이다. 그것을 정리해 자본을 다른 데 쓰겠다는 것은 한정된 돈을 쓰는 법으로 옳다.
다만 근거가 얇다. 같이 움직이는 이유를 안 묻고 결과만 본다. 다섯이 같은 이유로 움직였다면 정리가 맞지만, 우연히 같은 구간을 지났을 뿐이라면 다음 국면에서 갈라진다. 차트가 같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같았다는 뜻이지 앞으로도 같다는 뜻이 아니다. 이 사람이 나중의 산업 연재에서 밸류체인을 그려 「왜 같이 움직이는가」를 세는 것과 견주면, 이 편은 그 물음의 앞 단계에 있다.
방향을 몰라도 되게 만드는 절차
넷째 편은 절차 하나를 통째로 설명한다.
출발은 헤지다. 3월 3일 나스닥 19,300 자리에서 포트폴리오를 다 팔아 배당주와 현금으로 옮기면서, 배당주가 지수와 같이 빠질 위험을 막으려고 SQQQ를 조금씩 샀다. 첫 매수가 28달러였고 5,000주까지 늘려 평단이 32달러다(EP04 L34~L44).
원래 계획은 16,700 부근 반등에서 익절하는 것이었는데 그 선이 깨지자 본격 하락장으로 판단을 바꾼다. 다음 지지선을 15,300, 그 아래를 14,700으로 본다(EP04 L45~L58).
여기서 라킹이 나온다. 지수가 14,700~15,300 구간에 오면 SQQQ를 그대로 둔 채 그 시점의 원금과 수익을 합한 만큼 TQQQ를 산다. 그러면 지수가 어느 쪽으로 가든 SQQQ에서 이미 난 수익이 늘지도 줄지도 않게 고정된다(EP04 L58~L73). 반등하면 SQQQ를 평단에서 팔고 TQQQ만 남기거나, 우상향을 확인하고 팔거나, 1 대 2 비율로 TQQQ를 더 산다(EP04 L76~L135). 계속 빠지면 SQQQ를 들고 내려가면서 지지 자리마다 같은 절차를 되풀이하고, 지지가 깨지면 TQQQ만 손절한다(EP04 L136~L161).
이 절차의 성격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방향을 맞히는 장치가 아니라 방향을 몰라도 되게 만드는 장치다. 저점을 맞히는 것은 누구도 못 한다고 먼저 말해 놓고(EP04 L18~L26) 시작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가도 분명하다. 지수가 떨어질수록 SQQQ의 미실현 수익이 커져 사야 할 TQQQ 금액도 커지므로, 처음 넣은 원금의 4~5배에 해당하는 현금이 있어야 굴러간다(EP04 L162~L178). 앞 편들의 현금 30% 원칙이 여기서 쓰인다.
이 절의 값은 원문에 없다. 2026-09-07 기준으로 따로 확인한 것이며 출처를 함께 적는다.
예측은 틀렸다. 이 편에서 다음 지지선으로 본 15,300과 14,700 구간이 실제로 왔지만 거기가 바닥이었다. 나스닥 종합지수의 종가 저점은 2025년 4월 8일 15,267.91이고, 지수는 7월 28일 21,178.58로 저점 대비 38.71% 올랐으며 2026년 6월 2일 27,093.90으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출처: Dow Jones Newswires Data Talk 2025-07-28, Wikipedia Closing milestones of the Nasdaq Composite). 본격 하락장이라는 판단은 그 자리에서 끝났다.
그런데 절차는 판단이 틀린 쪽으로도 굴러갔다. 4월 8일 회차에서 이 사람은 예고한 14,700~15,300 구간에서 TQQQ를 35.3달러대에 샀다고 밝힌다(2025-04-08-news 전사 L54~L57). 라킹 절차의 그 단계다. 지수가 그날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니 SQQQ 쪽은 더 못 벌었고 TQQQ 쪽은 벌었다. 방향을 틀리게 본 사람이 그 방향에 걸지 않는 절차를 갖고 있었던 셈이다.
그 대신 못 번 것이 남는다. 같은 회차에서 투자금의 90%를 현금으로 들고 큰 하락장을 기다린다고 밝히는데(2025-04-08-news 전사 L236~L237), 그 큰 하락장은 오지 않았고 지수는 저점에서 74% 올랐다. 현금 30% 원칙이 90%까지 커진 상태였다는 점이 여기서 대가를 만든다. 원칙이 손실을 막는 방향으로는 작동했고 기회를 잡는 방향으로는 작동하지 않았다.
빠진 것 ① 하락장이 오지 않을 때의 규칙이 없다. 현금 30%는 급락장에 쓰기 위한 것인데 급락이 몇 년 안 오면 그 돈이 어떻게 되는지가 안 다뤄진다.
빠진 것 ② 손절 20%와 종목당 1만 달러는 정해져 있는데 익절 규칙은 포트폴리오 15%뿐이다. 개별 종목에서 두 배가 났을 때 어떻게 하는지가 없다.
빠진 것 ③ 차트 패턴이 같으면 같은 산업으로 본다는 규칙에 반증 조건이 없다. 언제 그 묶음을 풀어야 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① 라킹은 현금이 원금의 4~5배 있어야 굴러간다. 이 조건을 못 채우는 사람이 절차만 흉내 내면 지지가 깨질 때마다 TQQQ를 손절하는 쪽만 반복하게 된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② 이 사람의 원칙은 손실 최소화에 맞춰져 있다고 스스로 밝힌다(EP03 L40~L42). 그렇다면 성과를 볼 때도 수익률보다 최대 손실 폭으로 봐야 하는데, 이 네 편에는 자기 최대 손실 폭이 나오지 않는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③ 넉 달 뒤부터 이 사람은 신문 회차를 접고 산업 연재로 넘어간다. 원칙 편에서 「종목은 대부분 신문에서 찾는다」고 했던 방식이 「산업 밸류체인에서 찾는다」로 바뀐 셈이라, 그 전환이 원칙의 수정인지 도구의 교체인지를 뒤 회차들에서 확인할 만하다.